[제주=김성현 기자] 카카오가 28일 열린 주주총회에서 이사진을 대거 교체하고, 이사 보수 한도를 줄였다. 퇴직금 지급률 상향과 홍은택 대표에게 주식매수선택권을 부여하는 안건도 가결됐다.
이날 오전 9시 제주 스페이스닷원에서 열린 제28기 카카오 주주총회에선 2022년 재무제표 승인건을 비롯해 정관 변경과 신규 사내이사 선임, 그리고 이사 보수 한도 승인 등 안건이 모두 통과됐다.
홍은택 카카오 대표는 “지난해 거시경제 불안이 지속됐고, 엔데믹 등 대외 요인으로 핵심 사업 부문 성장이 둔화했다”며 “카카오톡 등 핵심사업 강화뿐 아니라 중장기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한 새로운 기회를 찾고자, 인공지능(AI)과 헬스케어 영역에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먼저, 최근 추진하고 있는 SM엔터테인먼트 인수를 위해 음반·음악영상물제작업을 신규 사업으로 정관에 추가했다.
홍은택 대표는 “SM이 보유한 글로벌 IP와 제작 시스템, 우리가 갖춘 IT 기술과 IP 밸류체인 비즈니스 역량을 토대로 음악 IP 확장을 넘어 IT와 IP 결합을 통한 새로운 시너지를 만들어낼 것”이라며 “신속하고 원만하게 인수를 마무리한 이후, 사업 협력을 구체화해 투자자들에게 공유할 것”이라고 말했다.
보수 한도를 기존 120억원에서 80억원으로 한도를 줄이는 안건도 통과됐다. 지난해 카카오 이사진 7명은 보수로 총 76억7천만원을 받았다. 카카오는 또 이사가 주총 해임 결의로 퇴직하거나 재직 중 회사 명예에 손상을 입힐 경우, 퇴직금을 감액하거나 지급하지 않을 수 있도록 지급제한 규정을 신설했다.
한 주주가 이사진 성과급 지급 규정을 비롯해, 보수 한도 기준에 관해 묻자 윤석 카카오 감사위원회 위원은 “지난 10년간 카카오는 지속해서 성장해왔다”며 “안정적으로 이런 추세를 이어가고자, 전반적인 핵심성과지표(KPI)를 고려해 성과 보수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이사진 7명 중 3명을 새로 뽑는 안건도 승인됐다. 카카오 SM인수와 카카오엔터테인먼트 투자 유치 등 사내 인수합병(M&A)을 진두지휘해온 배재현 공동체투자총괄 대표가 새 사내이사에 올랐다.
새 사외이사엔 신선경 법무법인 리우 자문파트 파트너 변호사가, 기타비상무이사엔 정신아 카카오벤처스 대표가 각각 선임됐다. 아울러 윤석 감사위원과 최세정 고려대학교 미디어학부 교수, 박새롬 성신여대 융합보안공학과 조교수를 사외이사로 재선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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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 퇴직금 지급규정 개정과 홍은택 대표에게 장기 인센티브 부여 목적으로 스톡옵션 5만주를 부여하는 안건 역시 통과됐다. 퇴직금은 사유 발생일로부터 14일 내 지급하되, 회사와 지급대상 이사 합의로 14일 이후로도 지급기일을 변경할 수 있도록 했다. 퇴직금 지급률의 경우, 3배(대표 외 1배수)로 늘렸다.
홍 대표는 “재직 기간 중 주가가 2배로 오르지 않으면, (스톡옵션을) 포기할 것”이라며 “우수한 경영진을 영입하려면, 과도한 조건을 내거는 선례를 남겨선 안 되며 어려운 여건에서 특히 경영진이 솔선수범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