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B하이텍이 물적분할을 통해 'DB하이텍(가칭)'을 신설한다고 7일 공시했다. 파운드리(위탁생산) 부문은 존속회사로 남고 팹리스(설계사업) 사업은 100% 자회사로 편입된다.
DB하이텍은 7일 이사회를 열고 정관 변경, 사내외이사 후보 추천, 브랜드사업부 분사 등을 주주총회 안건으로 부의하기로 의결했다. 'DB 팹리스(가칭)' 분할 기준일은 5월 2일이다. 이 안건은 이달 말 열리는 정기 주주총회에서 특별결의를 거쳐 최종 확정될 예정이다.
DB하이텍은 DB팹리스(가칭)을 제 2의 미디어텍을 키운다는 목표다. DB 팹리스는 파운드리 사업 중심의 DB하이텍에서 분사함으로써 첨단 디스플레이 설계 전문회사로 성장할 수 있는 전환점을 마련할 수 있게 됐다.
그 동안 파운드리 고객의 기술유출을 비롯한 이해 충돌 문제 때문에 범용제품인 LCD 중심의 디스플레이구동칩(DDI)에만 국한할 수밖에 없었던 사업영역을 부가가치가 높은 OLED 구동칩으로 확장하고, 미니 LED TV 구동칩 등 고성능 반도체시장 진출도 노릴 수 있다.
DB하이텍은 작년 5월 황규철 사장을 브랜드사업본부장으로 영입한 후 같은 해 말 브랜드사업부 CEO로 내정하고, 파운드리사업부와 브랜드사업부 각자대표체제를 출범시킨 바 있다. 또 최근 설계 R&D 및 마케팅 인재 확보 등을 위해 사무실을 고객사와 협력사들이 밀집해 있는 판교로 이전하는 등 브랜드사업을 키우기 위해 꾸준히 노력해왔다.
DB하이텍은 "분할되는 신설법인은 상장을 추진하지 않을 예정이며, 불가피하게 상장할 경우 모회사인 DB하이텍의 주주총회를 통해 주주들의 동의를 반드시 거칠 수 있도록 정관을 개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분할의 목적이 어디까지나 사업 전문성 강화에 있으며, 과거 핵심사업 물적분할 후 곧바로 상장해 일반주주들의 권익 훼손 논란을 불러 일으킨 사례들과는 다르다"고 말했다.
DB하이텍은 이번 분사 추진을 계기로 주주친화 정책도 적극 펼칠 계획이다. 지난 달 이사회를 통해 1주당 배당금을 작년보다 3배 가량인 1천300원까지 늘리기로 했으며, 오늘은 1천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도 추진키로 의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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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기석 DB하이텍 사장은 "글로벌 파운드리의 전략방향에 맞춰 파운드리와 팹리스 사업을 분리하여 각각의 전문성을 한층 높여 세계시장에서 경쟁력을 더욱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황규철 DB 팹리스(가칭) 사장은 "모회사인 DB하이텍과의 시너지를 높여 '제 2의 미디어텍'으로 키워나가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