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를 비롯해 메모리 업계의 팹 가동률이 80%대로 떨어질 전망이다. 일부 업체는 가동률이 50%대까지 떨어진 팹이 등장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메모리 업계는 감산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지난 몇 년간 코로나19로 인한 재택근무, 원격수업 등으로 호황을 겪었던 IT 제품 시장은 지난해부터 경기침체로 수요가 감소하면서 메모리 주문량이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D램 시장 2위 SK하이닉스는 지난 4분기 감산을 발표하면서 올 1분기 D램 팹 가동률이 92%를 기록 중이고, 2분기 82%로 감소할 전망이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3분기만 하더라도 100% 가동률을 기록했었다.
SK하이닉스의 팹 중 가장 큰 규모의 감산은 중국 우시(无锡) 팹에서 이뤄질 예정이다. 가장 최신 공정인 이천 M16 팹은 생산량이 소폭으로 늘어날 계획이다. M16 라인은 2021년 2월 가동을 시작했다.
SK하이닉스는 지난 1월 2022년 실적발표에서 "지난해 10월 실적발표에서 밝힌 바와 같이 올해 투자 규모를 2022년 19조원 대비 50% 이상 줄인다는 기조를 유지하겠다"며 "다만 DDR5/LPDDR5, HBM3 등 주력제품 양산과 미래성장 분야에 대한 투자는 지속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3위 마이크론은 이미 1분기에 D램 용량 가동률이 84%로 떨어졌으며, 올해 말까지 이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마이크론은 대만 타오위안 팹과 일본 히로시마 팹에서 동시에 생산을 축소한 것으로 파악된다. 타오위안 팹은 마이크론 D램 생산량의 35%를 차지한다.
그 밖에 4위 난야는 지난해 4분기부터 D램 감산을 시작해 팹 가동률이 70%대로 떨어졌다. 5위 윈본드의 대만 타이중 팹6는 현재 50% 가동률을 유지하고 있으며, 최신 공정을 담당하는 가요슝 KH 팹은 25나노 공정으로 파일럿 생산을 시작했다.
반면 삼성전자는 경쟁사 보다 팹 가동률 감소 폭이 크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 삼성전자는 올해 15라인 레거시 생산 라인을 최적화함으로써 D램 웨이퍼 투입량이 소폭 감소할 것으로 관측된다. 삼성이 지난해 말 완공한 평택 P3 라인은 올 1분기에 파일럿 생산을 시작했으며 올해 D램 공급업체의 전체 웨이퍼 투입량 증가를 주도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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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반도체 시황 약세에도 삼성전자는 지난 1월 말 컨퍼런스콜에서 "시설투자(CAPEX)를 전년과 비슷한 수준으로 단행하겠다"고 밝혔다. 미래 성장을 위한 준비 차원에서 시설투자를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반도체 시설투자에 47조9천억원을 투자한 바 있다.
한편, 트렌드포스는 지난해 4분기 글로벌 반도체 업계의 D램 매출은 32.5% 감소한 122억8천100만 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 같은 감소는 글로벌 금융위기가 닥친 2008년 4분기의 매출 감소폭(36%)에 육박한 수준이다. 주요 D램 업체 매출과 점유율이 모두 감소한 가운데, 삼성전자는 매출이 가장 적게 줄면서 시장점유율은 3분기 40.7%에서 4분기 45.1%로 증가한 것으로 집계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