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재·부품·장비산업 경쟁력강화를 위한 특별조치법 일부개정법률안’이 국회 상임위원회를 통과한 가운데 업계는 기업이 꾸준히 투자하게끔 돕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22일 소·부·장 업계에 따르면 기업들이 중국 추격에 불안감을 느끼며 초격차 기술을 벌릴 방안이 필요하다고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김병욱 동진쎄미켐 부사장은 21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디스플레이 기술 청사진 발표회’에서 “기업이 꾸준히 투자할 수 있게 지원하는 정부 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반도체 패권을 다투는 미국과 중국을 보면 정부 지원 방식에 그 나라 경쟁력이 좌우된다”며 “반도체·디스플레이 지원 정책을 완성하기 앞서 (정부와 국회가) 한 번 더 고민하고 점검하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는 전날 전체회의를 열고 소부장특별법 개정안을 의결했다. 개정안은 소·부·장 공급망을 안정화하는 데 목적이 있다. 비상시 해외 기업과 인수·합병 등을 한 기업에 정부가 지원하거나 해외 생산 품목을 국내로 반입하도록 명령할 근거를 담았다. 수입선을 다양하게 늘리고 수급을 안정시키고자 제3국으로 생산 시설을 옮길 때에도 정부가 지원할 수 있다.
기업은 특히 무섭게 쫓아오는 중국을 따돌려야 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 했다.
김 부사장은 “중국이 정부 지원을 바탕으로 성장해 한국 액정표시장치(LCD) 사업을 추월했다”며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생산능력(capacity)도 한국과 비슷해 조만간 우리를 뛰어넘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5년 이상 기술 수준이 벌어지면 ‘초격차’라고 한다”며 “중국의 원가 경쟁력을 뛰어넘을 제대로 된 기술 격차를 가져야 한국이 초격차를 이뤘다고 할 수 있지 않겠느냐”고 강조했다.
김헌도 주성엔지니어링 사장은 “중국이 아직 못 만드는 원자층 증착 장비(ALD)를 한국만 만든다”며 “정부는 이런 데 지원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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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진쎄미켐은 반도체·디스플레이 소재를 생산한다. 3차원(3D) 낸드플래시 반도체용 감광액(PR·포토레지스트) 세계 시장 점유율 35% 이상으로 1위다. 포토레지스트는 반도체·디스플레이 제조 과정에서 실리콘 원판(Wafer·웨이퍼) 위에 전자 회로를 그리는 데 쓰는 감광액이다. 빛이 닿거나 닿지 않은 부분만 남기 때문에 원하는 모양을 만들 수 있다.
주성엔지니어링은 반도체·디스플레이 장비를 생산한다. 이 가운데 ALD 장비는 웨이퍼 위에 막을 입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