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 수요 감소 후폭풍...업계 1위 레노버도 감원 시사

운영 비용 절감 위해 HP는 9천명, 델테크놀로지스는 6천명 감축 예고

홈&모바일입력 :2023/02/20 16:41    수정: 2023/02/20 16:52

전세계 톱5 PC 업체에 속하는 HP와 델테크놀로지스에 이어 세계 PC 시장 1위 업체인 레노버도 결국 감원 카드를 꺼내들었다. 지난 해 4분기 매출은 24%, PC 출하량은 28.5% 줄어든 결과다.

HP는 이미 지난 해 11월 최대 9천 명을 감원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으며 델테크놀로지스 역시 6천여 명을 감원할 예정이다. 임금과 부대 비용을 줄이겠다는 의도다.

레노버가 PC 수요 감소 등에 따라 인력 감축을 실시할 예정이다.. (사진=지디넷닷컴)

PC 수요 감소가 확실시 되는 상황에서 인력 감축은 피할 수 없는 선택지다. 주요 제조사들은 올해 운영 방안을 지난 해 하반기부터 늘어나기 시작한 제품 재고를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잡았다. 출하량 감소도 당분간 불가피하다.

■ 레노버, 작년 4분기 매출·출하량 모두 감소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세계 1위 업체인 레노버는 지난 해 4분기(회계연도 기준 2022년 3분기) 실적 악화에 따라 인력 감축 의사를 밝혔다.

지난 해 4분기 레노버의 매출은 2021년 동기 대비 24% 감소한 153억 달러(약 19조 8천211억원)를 기록했다. 레노버는 "PC 부문 출하량이 코로나19 이전으로 후퇴했고 유통 채널에 여전히 재고가 많다"고 설명했다.

레노버의 지난 해 4분기 PC 출하량은 2021년 대비 28.5%, 매출은 24% 줄었다. (사진=지디넷코리아)

특히 PC 제품과 태블릿, 스마트폰 등을 다루는 인텔리전트 디바이스 그룹(IDG)의 매출은 34%, 영업이익은 37% 줄어들었다.

시장조사업체 IDC가 집계한 수치 역시 이와 일치한다. IDC에 따르면 지난 해 4분기 레노버의 완제PC 출하량은 2021년(2천160만 대) 대비 28.5% 줄어든 1천550만 대다.

■ HP·델테크놀로지스도 감원 예고

인력 감축을 예고한 PC 제조사는 레노버 뿐만이 아니다. HP는 이미 지난 해 11월 최대 9천명을 감원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델테크놀로지스도 이달 초 전세계 임직원 중 5% 가량인 6천여 명을 감원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미국 텍사스 주 라운드락 소재 델테크놀로지스 본사. (사진=델테크놀로지스)

제프 클라크 COO(최고운영책임자)는 이달 초 임직원에게 보낸 메일을 통해 "시장의 불확실성이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으며 그동안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여러 조치를 취해 왔지만 이는 더 이상 충분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IDC에 따르면 델테크놀로지스의 지난 해 4분기 PC 출하량은 2021년 동기 대비 37.2% 줄어든 1천80만 대다. 특히 감소 폭은 전세계 주요 PC 제조사 중 가장 크다.

■ 국내외 PC 제조사, 출하량 줄여 재고 낮춘다

IDC, 가트너 등 시장조사업체가 발표하는 출하량은 주요 제조업체가 시장에 공급하는 제품 수를 집계한 것이다. 따라서 시장에 공급된 제품 대수와 실제로 팔린 제품 대수에는 차이가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실제 판매량과 별개로 출하량은 감소가 불가피하다. 익명을 요구한 글로벌 제조사 관계자는 "올해 출하량 최대치는 지난 해 수준이며 당사 뿐만 아니라 다른 제조사도 시장 축소를 예상하고 생산 계획을 잡았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2022년 분기별 국내 완제PC 출하량. (자료=한국IDC)

국내 중견 제조사 관계자 역시 "지난 해 하반기부터 재고 제품을 최대한 줄이는 방향으로 운영해 왔고 올해 생산량도 비슷한 기조 아래서 조정할 것"이라고 답했다.

■ IDC "2021년과 비교시 왜곡된 해석 낳을 것"

2020-2021년은 코로나19로 촉발된 원격 근무와 온라인 학습 등 수요 폭증으로 지난 10년간 가장 큰 성장세를 기록했다. PC 수요 감소가 확실시 되는 상황에서 인력 감축은 피할 수 없는 선택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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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 PC 시장 축소가 착시 현상일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라이언 레이스 IDC 부사장은 "2021년은 역대급 PC 출하량을 기록했으며 이 수치를 바탕으로 비교하는 것은 왜곡된 해석을 가져올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2019-2022 분기별 완제 PC 출하량 집계. (자료=IDC)

또 "지난 해 PC 출하량은 3억 1천586만 대로 정점을 기록한 2014년 이후 최대치이며 북미, 중국, 일본 등 주요 시장을 중심으로 모든 지역에서 내년부터 PC 출하량이 다시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ID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