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이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리고 작곡을 하는 시대가 왔다. 특히 대형 언어모델(LLM)을 기반으로 만들어진 챗GPT가 등장하면서 사람과 유사한 글과 언어가 쏟아지고 있다. AI가 작성한 글과 언어, 그림, 작곡물은 누구의 소유일까? 윤리 문제는 괜찮을까? 이런 궁금증을 풀어주기 위해 조원희 법무법인 디라이트 대표 변호사가 지디넷코리아에 ▲인공지능 활용에 따른 법적 책임 주체 ▲인공지능과 윤리문제 ▲인공지능과 지적재산권 문제 ▲인공지능과 알고리즘 공개 및 투명성 ▲인공지능과 개인정보보호 등을 주제로 총 6회 컬럼을 연재한다. [편집자 주]
인공지능(AI) 기술 발전으로 인공지능 모델을 활용한 콘텐츠 생산이 늘고 있다. 인공지능이 생성한 결과물의 저작권은 누구에게 있을까? 일반적으로 저작권은 해당 작품을 창작한 창작자에게 있다. 그러나 인공지능이 작품을 생성할 때 창작자의 역할이 어떻게 되는지가 중요한 문제다.
현재 법적으로 인공지능이 창작자로서 인정되는지 여부는 명확하지 않다. 일부 국가에서는 인공지능이 창작자로 인정되지 않는 것으로 정해져 있지만 다른 국가에서는 이에 대한 법적 규정이 없거나 불명확하다.
이러한 법적 불명확성은 결과물의 저작권 보호에 영향을 미친다. 만약 인공지능이 창작자로 인정된다면 해당 결과물의 저작권은 인공지능을 개발한 개발자나 기업에게 있을 수 있다. 그러나 만약 인공지능이 창작자로 인정되지 않는다면, 결과물의 저작권은 해당 결과물을 생성한 개인이나 기업에게 있을 것이다.
인공지능을 이용한 사진 및 음악 등의 작품에서도 저작권 이슈가 발생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인공지능이 여러 장의 사진을 합성해 새로운 사진을 만들었다면 이러한 사진이 기존의 사진을 참조하고 있어 저작권 침해 우려가 있을 수 있다. 또한 인공지능이 음악을 생성하는 경우에도 이 음악을 참조하거나 샘플링하는 경우가 있어 저작권 침해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지금까지 몇 단락을 읽으면서 어떠셨나요? 혹시 어색한 느낌이 있었나요? 위 글은 요즘 화제를 모으고 있는 챗GPT(ChatGPT)가 쓴 글이다(단, 경어체 문구를 칼럼에 맞게 평어체로 수정함). 필자가 인공지능을 활용한 결과물의 저작권 이슈에 대한 칼럼을 작성해 달라고 요청하자 내 놓은 글이다. 이제 칼럼도 ChatGPT가 초안을 쓰고 다듬는다면 쉽게 쓸 수 있게 됐다. 그런데 이 칼럼은 누구의 것일까? 이 칼럼을 그대로 게재하더라도 문제가 없을까?
2020년 중국 법원이 인공지능을 활용한 저작물의 저작권을 인정한 사례가 있으나, 사람이 관여해 데이터를 입력하고 조건을 설정한 이후 문단과 어조를 정하고 배열 및 선택을 했다는 이유로 저작권이 인정된 것으로, 인공지능만이 창작한 저작물에 대한 판결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우리 저작권법은 저작물은 인간의 '사상' 또는 '감정'을 표현한 창작물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인공지능이 창작한 글은 ‘인간’의 사상이나 감정을 표현한 것이 아니니 저작물에 해당되지 않는다. 결과적으로 저작권이 인정되지 않는다.
최근 들어 여러 국가에서는 인공지능 창작물의 저작권을 인정하지 않는 결정이나 제도가 나오고 있는데, 지난 해 미국 저작권청은 인공지능이 생성한 창작물에 대한 저작권 등록의 거부를 재확인하는 결정을 내린 바 있다. 저작권의 인정 여부와는 별개로 챗GPT가 작성한 위의 칼럼을 자유롭게 사용해도 될까?
사실 인공지능이 써 내려간 문장이 스스로 창작한 것이 아니라 어디서 인용한 것이 아닐까 하는 의구심이 있다. 누군가가 자신의 문장을 표절했다고 주장한다면 인공지능이 제안한 문구라고 주장하면 면책을 받을 수 있을까? 챗GPT가 학습한 수많은 문장들의 출처를 일일이 확인할 수 없으니 저작권 침해의 개연성을 무시할 수는 없을 것이고 결국 면책이 인정될 것 같지 않다.
또한 저작권으로서 보호를 받을 수 없다면 누군가가 이 글을 허락없이 사용하더라도 침해를 주장할 수 없게 된다. 그러나 인공지능이 글을 쓰게 하기 위해서는 필요한 요청을 해야 하는데 정말 그대로 활용하더라도 문제가 없는 걸까? 부정경쟁행위 가능성을 고려해 볼 만하지만, 저작권에 의해 보호되지 않는 것을 부정경쟁행위로 보호하는 것에 대해서는 논란이 있는 이슈다.
챗GPT는 그간 잠재적으로 논의되어 온 온갖 이슈들을 한꺼번에 쏟아낸 느낌이다. 판도라의 상자을 열어버렸다고나 할까. 언젠가는 이슈가 되겠지만 아직은 아닐거야 하는 생각으로 여유롭게 논의했던 이슈들이 갑자기 눈앞의 현안이 되고 말았다. 앞서 살펴본 저작권 이슈만 보더라도 저작물 인정, 저작권 귀속, 저작권 침해 등 다양한 이슈가 논란이 된다. 이제 때가 됐다. 챗GPT를 비롯한 인공지능이 야기할 다양한 윤리적, 법률적 이슈들을 하나씩 살펴볼 예정이다.
◆필자 약력
-법무법인(유한) 태평양 변호사(2002~2007)
-지식재산위원회 지식재산기반 전문위원(2011~2014)
-한국라이센싱협회 이사(2011~2014, 2017-현재)
-공정거래위원회 지식재산권정책자문위원회 자문위원(2011~2014)
-한국과학기술원 (KAIST) 지식재산대학원 겸임교수(2013~현재)
-특허청 산업재산권분쟁조정위원회 조정위원(2013~2021)
-미국 뉴욕 소재 Ropes & Gray LLP 근무(2014)
-한국엔터테인먼트 법학회 이사/감사(2015~2019)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자문변호사(2020-현재)
-법무법인 디라이트(D’LIGHT) 대표변호사(2017~현재)
◆법무법인 디라이트는...
법무법인 디라이트는 스타트업이나 기술벤처에 특화한 법률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ICT, 인공지능, 블록체인 과 웹3.0, 콘텐츠와 미디어, 헬스케어, 핀테크 분야 등 디지털과 4차산업혁명 분야에 강점을 가지고 있는 법무법인이다.
부산과 대전에 분사무소를 가지고 있고, 캐나다 밴쿠버에 해외 사무소를 두고 있으며 현재 베트남 사무소를 준비하고 있다. 법무법인 디라이트의 모든 구성원은 법인설립부터 공익을 가장 중요한 가치로 추구하고 있다. 매출액의 일정 부분을 공익사업을 위해 지출하고 있는데 장애와 환경, 난민 및 이주민, 여성, 아동 등의 분야에서 다양한 공익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본 칼럼 내용은 본지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