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군 점령지로 외부 지원이 잘 닿지 않는 시리아 잔다리스 지역에서 가족을 잃은 아버지의 애끓는 사연이 전해졌다.
8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은 사흘 전 새벽 시리아와 튀르키예(터키)를 강타한 대지진으로 아내와 딸을 잃고 시신조차 찾지 못한 아버지와의 인터뷰를 보도했다.
팔을 붕대로 감싼 압둘라만 알리 알마무드는 "어린 딸은 내 품에서, 아내는 내 옆에서 죽었다"고 말했다.
지진 발생 당시, 알마무드 가족은 화장실로 대피했지만 규모 7.8의 강진은 집을 송두리째 무너뜨렸다. 잔해 속에 갇힌 알마무드와 걸음마를 막 뗀 막내딸은 처남의 도움으로 겨우 목숨을 건졌다.
딸의 시신은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시리아의 의료기관은 이미 포화상태. 알마무드는 딸의 시신이 어디로 옮겨졌는지, 누가 어디에 묻었는지조차 모른다.
알마무드는 "딸을 아이 엄마 옆에 묻어주고 싶었는데…아무도 대답하지 않았다"고 울먹이는 목소리로 말했다. 그는 대지진으로 가족 20여 명을 잃었다.
현재 알마무드와 막내딸은 막대기와 담요로 허름하게 지어진 임시 대피소에 머물고 있다.
알마무드 가족이 사는 잔다리스는 시리아 북서부에 위치한 반군 점령지다. 정부군과의 전투나 보복 위협에서 도망친 수천 명이 이곳에 모여 산다. 기본 인프라가 부족하고, 접근성이 떨어지는 이유다.
여기에 0도까지 떨어지는 추위는 생존자들을 더욱 고립시키고 있다. 지진이 발생한 6일부터 시리아의 기온은 점점 내려가는 추세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유엔 고위 관계자는 8일 시리아 북서부 국경을 넘어 9일부터 구호 작업이 재개될 수 있을 거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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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마무드와 조카를 구한 살라 알 하지 알 아캅은 "우리는 이제 다른 현실에서 살게 될 것"이라고 맥없이 말했다. 그는 "더 이상 살고 싶지 않다"면서도 무너진 건물 잔해 속에서 생존자의 흔적을 찾으려 서성거렸다.
제공=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