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많았던 우리금융지주 회장에 임종룡 전 금융위원장이 내정되면서, 5대 금융지주(신한·KB국민·우리·하나·NH농협금융지주) 회장 인선 대열이 어느 정도 갖춰졌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금융지주 중 새로 선임될 신한·우리·NH농협금융지주 회장 중 내부 출신이 회장이 된 케이스가 신한금융지주 한 곳에 불과하다는 점을 들어 우려와 기대가 교차하고 있다.
관(官) 출신 회장이 가장 먼저 선임된 곳은 NH농협금융지주다. 차기 회장으로 이석준 전 국무조정실장이 내정됐다. 이석준 회장은 1983년 25회 행정고시로 공직에 입문한 후 금융위원회 상임위원, 기획재정부 차관, 국무조정실장을 지낸 인물이다. NH농협금융은 대표적으로 관치 금융 논란이 있었던 곳이다. 전임 회장인 손병환 회장을 제외하고 이전 임종룡·김용환·김광수 등 금융관직 출신이 임명된 선례가 있다.
농협금융에 이어 우리금융지주에 임종룡 전 금융위원장이 차기 회장으로 선임돼, 돌려막기 식 인사에 대한 불만도 고조된 상황이다. 임 전 위원장은 24회 행정고시에 합격해 재정경제부 경제정책국장, 기획경제부 제1차관, 금융위원장을 역임한 인물이다. NH농협금융지주 회장으로 2013년부터 2015년까지 일한 경력은 있지만 관 출신 인사로 분류된다.
금융권 관계자들은 "농협금융의 경우 농협중앙회와의 소통, 농협중앙회와 정부 간 채널 마련 등으로 관 출신 회장 선임이 놀랍지도 않다"며 "우리금융의 경우 정부 지분이 줄어들면서 사실상 '민영 기업'이나 다름없는데 관 출신 인사가 오면서 내외부에서 이례적으로 평가하면서도 관 입김이 중요한 금융산업에서 어쩔 수 없다는 이야기도 나온다"고 입을 모았다.
관 출신 회장 내정을 피해간 곳은 신한금융 한 곳이다. 신한금융은 진옥동 신한은행장을 차기 회장으로 추대하면서, 가장 잡음없이 회장 인선을 마무리지었다. 한동우 전 신한금융지주 회장에서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 선임까지 지배구조를 내부적으로 탄탄히 만들었기 때문이라는 것이 신한금융 측 견해다.
이에 대해 금융업계 관계자는 "신한금융은 차기 CEO 프로그램을 가장 확실하고 강력하게 만들었다"며 "차기 신한금융 회장이 예외적인 자회사 사장이 되는 경우가 거의 없도록 분위기가 조성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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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려와 기대 속에서 이제 남은 것은 사외이사다. 금융당국이 금융업권의 지배구조를 더욱 투명하게 만들겠다는 의지를 강력히 내비쳐서다. 오는 3월 주주총회서 임기를 앞둔 사외이사들이 얼마나 교체될 지 업계가 주목하고 있다. 초미의 관심사는 올해 11월 임기 만료를 앞둔 KB금융지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