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래그십 스마트폰 평균 가격이 100만원대 초반에서 150만원대로 껑충 뛰었다. 작년 10월 출시된 아이폰14 시리즈 국내 가격이 평균 16만원 오른데 이어 이달 출시되는 갤럭시S23 시리즈 또한 평균 15만원 가량 인상됐기 때문이다. 지난 몇 년간 반도체 공급 부족으로 부품값이 인상됐고, 환율 변동까지 맞물리면서 스마트폰 가격 인상으로 반영된 탓이다.
삼성전자가 지난 1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갤럭시 언팩을 통해 공개한 갤럭시S23 시리즈는 전작(갤럭시S22) 대비 평균 15만원 인상됐다. 작년과 재작년에 출시된 가장 기본 모델인 갤럭시S21, S22가 99만9900원이었지만 올해 S23은 115만5000원으로 올랐다.
갤럭시 플러스 모델은 갤럭시S22+ 119만9000원(256GB)에서 갤럭시S23+ 135만3000원(256GB), 147만4000원(512GB)으로 인상됐고, 가장 최고 모델인 갤럭시S23 울트라는 159만9400원(256GB)부터 시작한다. 1TB 용량을 선택하면 196만2400원으로 200만원에 가까운 금액이다.
특히 갤럭시 울트라 모델은 작년 전제 판매량의 40%를 차지한 인기 모델로 올해도 갤럭시S23 울트라가 판매량을 주도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점을 감안하면 사실상 대부분의 소비자가 플래그십 스마트폰에 최소 150만원이 넘는 가격을 주고 구입해야 한다는 얘기다. 이 가격이면 웬만한 TV나 냉장고를 구매할 수 있는 금액이다.
작년 10월 출시된 아이폰14 시리즈 가격도 평균 16만원, 최고 26만원 올랐다. 아이폰14 국내 출시 가격은 128GB 용량 기준 125만원으로 아이폰13(109만원) 보다 16만원 인상됐다. 아이폰13 시리즈는 아이폰13 미니가 95만원부터 시작됐지만, 아이폰14에 미니 모델을 없애면서 125만원이 가장 저렴한 가격이 됐다.
아이폰14 시리즈 중 가장 높은 판매율을 기록한 아이폰14 프로와 아이폰14 프로맥스는 128GB 기준으로 각각 156만원, 175만원부터 시작된다. 아이폰에서 256GB 프로 모델이 가장 많이 판매된다는 것을 고려하면 대다수 소비자는 아이폰14 프로(170만원), 아이폰14 프로맥스(190만원)을 주고 구입하는 것이다. 1TB 용량 모델은 아이폰14 프로(230만원), 아이폰14 프로맥스(250만원)로 200만원을 훌쩍 넘는 가격이다.
환율변동, 부품가격 인상...판매가격 인상 불가피
국내 스마트폰 가격이 인상된 결정적인 이유는 부품값과 환율 요인 때문이다. 지난 3년간 반도체 업계는 파운드리 공급 부족을 겪으면서 반도체 생산 비용이 크게 올랐다. 그 중 스마트폰 원가 중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가격이 큰 폭으로 인상됐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3분기 사업보고서에서 1~3분기 모바일 AP 평균 가격이 전년 대비 80% 올랐고, 카메라 모듈 가격은 전년 보다 10% 인상됐다고 밝힌 바 있다.
그 밖에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에 따르면 지난해 스마트폰용 반도체는 전년 보다 ▲전력반도체(PMIC) 15~20% ▲DDIC/TDDI 5~10% ▲CMOS 이미지센서(CIS) 1200~4800만화소 최대 5% ▲무선통신용칩(RFIC) 5% 이상 인상됐다. 이들 칩은 2021년 가격 인상에 이어 작년에 또 오른 것이다.
환율 변동도 국내 판매 가격 인상에 부정적인 영향을 줬다. 아이폰14, 갤럭시S23 미국 판매 가격은 동결이지만, 환율 변동으로 인해 국내 가격은 인상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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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태문 삼성전자 MX사업부장 사장은 지난 1일 갤럭시언팩 이후 기자간담회에서 "원자재 가격 상승과 환율의 변동이라는 변수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었다"라며 "갤럭시S23 국내 가격은 최소한의 (가격)인상을 할 수밖에 없어서 우리도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어 "3~4개월전부터 부품을 수급 중인데 작년 연말에 지금보다 환율이 훨씬 안 좋았던 것이 가격 변화에 영향을 미쳤다"라며 "지역별 가격 변경에 대한 중요한 변수는 환율이며, 유럽 등에서도 가격 상승이 더 많을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