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로란트 e스포츠가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지난 몇 년 동안 라이엇게임즈 e스포츠를 대표하는 게임은 리그오브레전드(LoL)였지만, 최근에는 발로란트가 치고 나가면서 e스포츠 시장에 지각변동이 감지되고 있다.
3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LoL e스포츠는 이전보다 시청자 층이 축소됐다. 특히 4대 메이저 지역 가운데 LCS(북미)와 LEC(유럽·중동·아프리카)는 뷰어십 감소가 확연히 눈에 띈다. 북미에선 발로란트 e스포츠가 LCS를 밀어내고 주말 황금 시간대 중계를 차지하기도 했다.
LCS보다는 상황이 낫지만, LEC도 뷰어십 감소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글로벌 e스포츠 데이터 통계 사이트 e스포츠차트에 따르면 2023 윈터 LEC 1주차는 지난해 동기와 비교해 평균 시청자가 16% 감소했다.
LCK 역시 뷰어십 감소를 피하지 못했다. e스포츠차트 데이터에 따르면 LCK 최고 시청자 수는 지난달 28일 열린 T1과 디플러스 기아의 맞대결로 인해 높아졌으나 평균 시청자 수는 약 4만8천여 명, 시청 시간은 230만 시간 정도 감소했다.
올해부터 메인 채널 중 하나인 트위치에서 LCK 한국어 중계를 볼 수 없는 점도 LCK 뷰어십 감소에 적잖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e스포츠차트는 지난해 기준으로 모든 언어를 통틀어 트위치가 LCK 시청률 전체 66%를 차지했다고 밝혔다.
올해는 아프리카TV와 네이버를 모두 합쳐 51%를 기록했으며, 트위치의 외국어 중계는 29.4%, 유튜브 외국어 중계는 18.3%를 차지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반면 발로란트의 경우 출시한 지 3년 밖에 지나지 않았지만, e스포츠 종목으로서 빠르게 위상을 다졌다. 라이엇게임즈는 지난 2020년 발로란트를 출시하면서 e스포츠 활성화를 위해 다양한 시도를 진행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발로란트는 출시 직후에는 흥행 실적이 기대치를 밑돌았지만 이후 지속적인 콘텐츠 업데이트, 불법 프로그램 관리, e스포츠 대회 운영 등을 앞세워 FPS 시장에서 발 빠르게 영역을 넓혔다. 발로란트 e스포츠는 특히 FPS 게임 선호도가 높은 북미와 유럽시장에서 빠르게 성장했다.
지난해 발로란트 챔피언스 투어 챔피언십 결승 누적 시청시간은 643만9천7시간으로 2021년 466만3천762시간 대비 약 38% 증가했다. 최대 시청자 수도 2021년 대비 38% 증가한 150만 명을 기록했다.
높아진 발로란트 e스포츠의 위상은 지난해 연말 게임시상식에서도 확인할 수 있었다. 지난해 12월 열린 더게임어워드 2022에서 발로란트는 LoL를 포함해 카운터스트라이크 글로벌 오펜시브, 도타2, 로켓리그 등 쟁쟁한 후보를 제치고 올해 최고의 e스포츠 게임으로 선정됐다.
최고의 e스포츠 팀에는 발로란트 챔피언스 2022에서 우승을 거머쥔 브라질 프로게임단 라우드가 선정됐으며 라우드 팀 코치인 마테우스 타라스코니가 최고 e스포츠 코치 부문을 수상했다. 아울러 최고의 e스포츠 선수로는 북미 발로란트 최강팀으로 꼽히는 옵틱게이밍의 'yay' 제이콥 휘테커가 선정됐다.
한국의 경우 지난해 국내 발로란트 팀 DRX가 국제대회 ‘2022 VCT 챔피언스’에서 3위에 오른 것을 기점으로 인기가 급상승했다. 라이엇게임즈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으로 발로란트의 국내 월평균이용자수(MAU)는 전년도 동일기간 대비 약 120%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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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e스포츠 구단 관계자는 "이전에는 소위 피지컬이 좋다고 하는 어린 친구들이 LoL 프로구단 연습생으로 많이 지원했는데, 지금은 발로란트 종목 지원생들이 눈에 띄게 늘었다"고 설명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라이엇게임즈가 LoL e스포츠를 성공적으로 이끈 경험을 토대로 발로란트 e스포츠를 키워가고 있다"이라며 "국내외에서 발로란트 e스포츠의 성장세가 확인되고 있는 만큼, 추후 e스포츠 판도에도 변화가 생길 수 있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