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가 메모리 시황 악화에 따라 올해 설비투자(CAPEX) 규모를 전년 보다 50% 줄이기로 결정했다. 다만 고부가가치 제품 양산을 위한 필수 투자는 지속해 미래 성장 기반을 확보하겠다는 방침이다.
메모리 시장은 올 상반기 수요 부진이 지속되다가 하반기에 점진적으로 회복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소비 시장 위축과 더불어 고객사의 재고상황이 여전히 심각하기 때문에 메모리 공급량을 큰 폭으로 늘릴 수 없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SK하이닉스는 1일 2022년 4분기 실적발표에서 "올해 투자 규모를 전년 19조원 대비 50% 이상 줄이겠다"며 "시장 수요에 맞춰 보수적으로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올해 수요 성장을 주도할 DDR5, LPDDR5, 고대역폭메모리(HBM)3 등 신제품 양산을 위한 필수 투자와 R&D 및 인프라 투자는 지속하겠다는 계획이다. 또 차세대 제품인 1b나노미터(nm) D램과 238단 낸드플래시의 양산 준비를 올해 중순에 완료할 계획이다. 미래 성장 기반을 위한 차세대 제품 개발에는 투자를 아끼지 않겠다는 의미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말 1나노미터 D램과 176단 낸드의 생산 비중이 각각 20%와 60% 수준을 기록했고, 일부 제품은 성숙 수율에도 도달했다고 밝혔다.
SK하이닉스는 "차세대 제품인 1b나노 D램과 238단 낸드 개발과 초기 양산에 필요한 시설투자는 차질없이 집행해서 내년 시장 공급에 대비할 계획"이라며 "238단은 이미 코어 제품 개발이 완료됐고, 올해 중에 넷다이 효율성이 약 50% 높아진 1테라바이트 기반의 제품도 출시할 예정이다"고 전했다.
더불어 스마트폰용 LPDDR5T(터보) 샘플을 최근 고객사에 제공했고, 올 하반기부터 1a나노 D램 기반으로 양산해 본격 공급할 계획이다.
특히 DDR5 확산에 대한 기대가 크다. 김우현 SK하이닉스 부사장(CFO)은 "최근 인텔이 DDR5가 적용되는 신형 CPU를 출시하고, AI에 기반한 신규 서버용 메모리 수요가 발생할 수 있는 긍정적인 시그널이 시장에 나오고 있는데 주목하고 있다"고 전했다.
극자외선(EUV) 장비 도입도 늘려 생산성 강화에도 힘쓴다.
SK하이닉스는 "EUV 장비의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방향에 집중한 결과, 업계 최고 수준의 EUV 생산성을 확보했다"며 "1a나노미터에서 원가 절감이 가장 큰 부분에 EUV 적용해 기존 DUV 대비 공정 스텝수를 줄였고, 양산과 수율 안정화를 통해 EUV를 적용하지 않은 테크 수준으로 원 절감율을 달성했다"고 말했다. 이어 "향후 1b나노, 1c나노에서 적용 개수를 점진적으로 늘려나갈 계획이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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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SK하이닉스는 1일 실적발표에서 4분기 매출이 7조6천986억원으로 전년보다 38% 줄었고, 4분기 영업손실은 1조7천12억원으로 전년 동기(4조2천195억원)와 비교해 적자전환했다고 공시했다. 이는 분기 기준으로 2012년 3분기 151억원 영업손실을 기록한 이후 10년 만의 적자전환이다.
작년 연간 매출은 44조6천481억원으로 전년 대비 3.8% 증가했고, 연간 영업이익은 7조66억원으로 전년보다 43.5% 감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