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종 OTT 해외 진출, 전략적 제휴·현지화 전략 필수"

콘텐츠 투자 세제 지원 등 실질적인 정책도 필요

방송/통신입력 :2023/01/16 16:44

국내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의 해외 진출을 위해 사업자 간 전략적 제휴와 현지화 전략이 중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상원 경희대 교수는 16일 국회에서 열린 '국내 OTT의 글로벌 경쟁력 확보 방안' 포럼에서 "OTT의 글로벌 진출을 위해 규모의 경제가 중요하다"며 "현지 방송통신 사업자와 융합해 콘텐츠 다양성을 확보하고 현지화 전략으로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계약을 통한 간접 진출 방식도 필요하다고 짚었다. 글로벌 OTT인 HBO맥스와 파라마운트가 각각 국내 OTT인 웨이브, 티빙과 전략적 제휴를 맺고 국내에 진출한 것과 비슷한 방식이다.

이 교수는 국내 OTT의 현지화 전략에서는 빅데이터 분석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넷플릭스의 네덜란드 진출 사례를 좋은 예시로 소개했다. 

넷플릭스는 네덜란드에 진출할 당시 불법 파일 공유 사이트를 분석해 '프리즌 브레이크'가 인기 높은 콘텐츠라는 것을 파악한 뒤 방영권을 구매했다. 또한 넷플릭스는 총 26개 언어를 지원해 사용자 인터페이스 경쟁력을 높였다. 

이 교수는 국내 OTT가 해외에 진출할 때 경쟁력을 높이는 또 다른 방법으로 비즈니스 모델의 융합 전략도 제시했다. 

그는 "동남아시아 국가들의 유료 방송 가입자당평균매출(ARPU)이 낮은 수준인 점을 감안해, 광고형 동영상 OTT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고려할 수 있다"며 "이렇게 하면 전체적인 이용자 비용은 낮은 수준으로 맞추면서 광고매출은 늘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서 "넷플릭스가 실시간 스트리밍을 안하는 점을 공략해 현지 방송사와 제휴를 맺고 실시간 방송을 통한 차별화를 시도할 수 있다"고 부연했다.

'가성비' 좋은 K-콘텐츠, 해외 진출 경쟁력 충분

이 교수는 국내 OTT의 해외 진출 경쟁력에 관해 시장 규모는 비교적 열악하지만, 한류 확산으로 성공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진단했다.

그는 "전세계 미디어 엔터테인먼트 국가별 규모 순위에서 한국은 7위를 차지했다"며 "높은 순위이지만, 실제적으로 살펴보면 미국 콘텐츠 시장은 국내의 14배"라고 말했다. 국내 시장 규모가 작기 때문에 관련 종사자 수, 콘텐츠 투자액 등이 열위에 있다는 설명이다. 

지난해 KBS 공영미디어연구소 조사 결과를 보면, 플랫폼 서비스 경쟁력 주요 요소 중 추천 작품 만족도, 신속한 업데이트, 속도·화질 등 품질, 사용자 경험 등에서 넷플릭스는 국내 OTT들을 앞섰다.

한편으로 이 교수는 "전세계 사람들이 예전보다 K 콘텐츠를 많이 알고 있어 문화적 할인이 적어지고 국내 OTT의 해외 진출 가능성도 높아졌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가 비영어 TV 시리즈 1위, 미국 넷플릭스 톱(Top) 6위를 기록한 사례가 보여주여듯 한류가 더욱 확산하고 있기 때문에 국내 콘텐츠의 경제학적 한계 효용이 높아진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이 교수는 "국내에서도 콘텐츠 제작비가 지속해서 높아지고 있지만, 미국 등 글로벌 사업자의 비용과 비교하면 비용 대비 고품질 콘텐츠를 생산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드라마 제작비를 보면 국내 제작비는 미국의 8~25% 수준에 머물지만, 품질이 뒤지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OTT 콘텐츠 투자 세제 지원 등 효용성 높은 정책 필요"

이찬구 미래연구소 연구위원은 국내 OTT의 글로벌 진출을 위해 콘텐츠 세제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책 컨트롤타워를 수립해 지속 가능한 경쟁 기반도 마련해야 한다고 짚었다. 

새해들어 OTT 사업자의 콘텐츠 제작비에 관한 세제 지원이 가능해졌다. 그러나 이 연구위원은 "국내 OTT는 대부분 자체제작보다 외부 제작사를 통해 오리지널 콘텐츠를 수급하는데, 이에 대한 지원이 전무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제작비 급증, 콘텐츠 경쟁 심화로 OTT의 콘텐츠 투자는 더욱 확대될 전망이기 때문에 콘텐츠 투자재원에 대한 세제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고창남 티빙 국장도 국내 OTT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실질적인 세제지원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고 국장은 "현재 콘텐츠 제작사에만 해당되는 세제 지원은 티빙 같은 OTT 사업자 손익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지속 가능한 콘텐츠 투자, 서비스 품질 제고를 위한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난해 티빙은 2천500억원을 투자받아 콘텐츠 품질을 높였다고 설명했다. 파라마운트, JTBC 등 다른 방송 사업자와 전략적 제휴를 맺고, 네이버와 손잡고 지식재산권(IP)를 확보했다. KT와 협력해 유통망을 넓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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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국장은 "이러한 투자를 지속할 수 있느냐가 문제라"라며 "제도 개선이 따라주지 않으면 티빙 혼자서는 어렵다"고 말했다. 

정책 콘트롤타워에 관해서는 이 연구위원이 부처 역할을 종합한 정책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현재 문화체육관광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방송통신위원회 등 부처별 역할의 차이로 지원 정책이 산발적으로 추진된다고 분석했다. 정책 컨트롤타워를 수립해 부처별 역할 차이를 넘어 OTT 관련 정책과 입법이 종합적으로 추진돼야 한다는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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