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티오, 건설업계 고충 해결할 AI기반 디자인 협업 플랫폼 개발

재미 유망 건축가들이 건축분야 메인스트림인 미국 현지에서 AI기반 건설기술 스타트업을 창업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영진, 이주헌 대표가 미국 보스턴에서 공동설립한 ‘디티오’(D.TO)가 그 주인공이다.

창업자인 이영진 대표는 서울대와 예일대 건축학 석사를 거쳐 미국의 유명 건축설계 회사(사사키)에서 컴퓨터기반 디자인그룹 팀장을 역임하는 등 20여년의 건축실무를 경험한 인물이다. 이주헌 최고개발책임자(CTO)는 고려대를 거쳐 하버드대 건축학 석사를 취득한 뒤 10여년 이상 건축 전문 SW개발을 경험한 전문가다. 이들은 2019년 시애틀에서 열린 미국 최대 BIM(빌딩정보모델링) 솔루션 컨퍼런스 '빌트'(BiLT)에서 만나 건축설계현업의 어려움에 대한 의견을 교환하다 의기투합해 창업했다.

두 사람은 2019년 법인을 설립했으나 코로나19 확산기를 거쳐 지난해 초부터 본격적인 사업화에 나서 현재 건축솔루션 스페셜리스트 등 8명의 팀으로 인공지능 기반 설계 협업 플랫폼을 개발 중이다. 특히 지난해 2월 제품의 개념증명(POC)을 완성해 특허를 출원했고 이를 미국 내 주요 건축설계자와 건설회사, 건축자재 생산자에게 시연해 호평을 받았다. 이 회사는 오는 7월 연례 미국 건축가협회 컨퍼런스(AIA Conference)와 BIM 솔루션 컨퍼런스 빌트에서 시제품을 발표할 계획이다.

D.TO의 핵심기술은 새로운 BIM(Building Information Modeling, 빌딩정보모델링) 플랫폼 상에서 설계를 도와주는 이미지 처리기술이다. 각종 건축물의 설계과정에서 맞부딪히는 문제점을 유형별로 스마트엔진이 탐지해 분석해주고 설계조건에 적합한 건축자재를 맞춤형으로 검색·제안해준다. 이후 사용자가 선택한 건축자재의 디테일 컴포넌트와 시방서 정보 또한 설계 프로젝트에 손쉽게 통합해 관리할 수 있다.

가령 건축에서 초기 디자인이 끝난 3D(3차원) 모델은 마감재의 색상과 자재 종류만 선택된 단순한 모습인데, 이후 세부 설계가 어려운 과정이다. 설계 단면도에서 벽을 지나 창문으로 연결되는 부분의 시공 디테일이 잘못됐거나 불완전하다면 이를 잡아주는 마감 처리가 중요한 것이다. 건축가들이 발주된 건축물 세부설계 구현 시, 그리고 건축자재나 설계변경 시 수십년 간 실제 어려움을 겪는 부분이다. 아울러 최근 기후변화로 인한 탄소배출량 감소 등 에너지 저감, 탄소중립 설계 등에 대한 건축주 요구가 다양화되고, 그에 따른 건축자재의 종류, 소재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것도 설계시 고통을 가중시키는 상황이다.

이에 설계 업무가 용이하도록 AI가 시공 디테일의 문제점을 인식, 해결책을 제시하고 각각의 세부설계에 적합한 친환경 건축자재 리스트를 추천해주는 동시에 건축가와 자재업체, 시공사간 요구사항을 놓고 좀더 집중적이고 효율적으로 협업할 수 있는 플랫폼을 구상한 것이다.

특히 탄소중립의 경우 미국 내 에너지법규 강화 및 건물인증제 등 규제가 강화되는 것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결과적으로 건물의 에너지 최적화와 외부환경에 부합하는 설계를 통한 라이프사이클(수명) 확대는 설계의 절대요소가 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 대표는 "BIM만 해도 설계초반이나 시공과정에만 쓰이고 설계 중후반단계에서는 제대로 사용되지 못한다"면서 "BIM과 결합된 AI 기반 설계솔루션은 미국에서도 전례가 없어 시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이어 "시각적 다이어그램과 건축과학 경험을 토대로한 비대면 멘토링, 설계조건에 맞는 친환경 자재 검색과 연계, 자재회사들의 타깃 마케팅 채널 등을 제공할 방침"이라면서 "코로나 팬데믹 이후 비대면 시대로 접어들며 건축가들이 설계에 대한 외부조언을 받거나 외부활동의 기회가 줄어들고, 자재업체들의 대면마케팅 기회가 제한된 것도 이같은 플랫폼의 필요성을 키우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