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전증 병역비리' 일파만파…배우·운동선수 70명 수사선상 올라

검찰, 스포츠·연예·법조계로 병역면탈 수사 확대

생활입력 :2022/12/30 11:51

온라인이슈팀

'뇌전증 진단' 수법으로 병역 면제 또는 감면 받도록 한 병역 브로커에 대한 검찰의 수사가 스포츠·연예계 등으로 확대되면서 수사 결과에 따라 파장이 예상된다.

이원석 검찰총장은 "공평하게 이행돼야 할 병역의무를 면탈한 병역기피자, 검은돈으로 신성한 병역 의무를 오염시킨 브로커와 의료기관 종사자 등에 대한 엄정한 수사와 법 집행이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19일 금융·증권범죄합동수사단이 위치한 서울남부지방검찰청의 모습. . 2022.5.19/뉴스1 © News1 장수영 기자

◇병역 면탈 브로커 2명 구속…최대 1억원 수수료 취득

30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남부지검 형사5부(부장 박은혜)는 지난 21일 병역 비리 의혹의 핵심인물인 군 관계자 출신 구모씨를 구속기소했다.

구씨는 서울 강남구에 병역 문제 관련 사무실을 차리고 군면제 방법 등을 알려주는 일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구씨는 뇌전증 진단 수법으로 병역을 면제 또는 감면 받을 수 있다는 수법을 활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검찰은 구씨 외에도 인터넷 포털 사이트 등을 통해 병역 관련 상담 의뢰자를 모집하고 뇌전증 진단 수법으로 병역 면탈을 도운 브로커 김모씨를 불구속 수사 중이다.

통상 군 전문 행정사들의 수수료는 200만원을 넘지 않는데 구씨와 김씨는 수천만원에서 최대 1억원 정도의 수수료를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병무청 '병역 면탈 합동 수사팀' 수사력 집중…스포츠·연예·법조계 퍼져나가나

서울남부지검은 병무청과 함께 이번 사건 관련 '병역면탈 합동 수사팀'을 구성해 전방위적 수사 확대에 나섰다. 합동수사팀은 부장검사 1명·검사 2명·수사관 3명, 병무청 특별사법경찰 9명 등 총 17명이 속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대검찰청은 지난 28일 사건의 지휘라인을 형사부에서 반부패강력부로 바꾸고 전문 수사관을 남부지검에 파견하는 등의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검찰은 현재 구씨 등과 같은 브로커를 통해 병역을 기피한 대상이 약 70명에 달하는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 중이다. 특히 수사선상에 오른 이들 가운데는 스포츠선수와 연예계 인사들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져 파장이 예상된다.

프로배구 OK금융그룹 소속 조재성(27)은 같은날 밤 브로커를 통해 병역 면탈을 시도한 사실을 공개적으로 시인했다. 그는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집안 형편이 좋지 않아 입대 연기를 알아보는 과정에서 브로커를 알게 됐다"며 “그렇게 병역 비리라는 돌이킬 수 없는 범죄에 가담하게 됐다”고 글을 썼다.

현역 입영 대상자였던 조재성은 뇌전증 증상을 거짓으로 호소해 지난 2월 재검에서 사회 복무 요원(4급) 판정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조씨는 새해 1월5일 검찰 조사를 받을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OK금융그룹 구단은 즉시 조씨를 모든 훈련과 경기에서 배제했고, 한국배구연맹(KOVO)은 1월 29일 열리는 올스타전에서도 제외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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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혐의를 공개한 조재성 외에도 다수의 프로축구 선수와 영화·드라마 등에서 활동한 20대 배우도 수사선상에 올라 있다. 검찰은 병역 기피 의심 대상에 고위 공직자 또는 법조계 자제가 포함됐을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수사 중이다.

제공=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