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 얼굴없는 천사' 올해 또 왔다… 23년째 몰래 선행

생활입력 :2022/12/27 14:44

온라인이슈팀

해마다 이맘때면 주민센터 앞에 거액을 놓고 사라지는 전북 전주의 '얼굴 없는 천사'가 올해도 어김없이 나타났다. 벌써 23년째 이어진 선행이다.

27일 전주시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께 전주시 노송동주민센터에 한 통의 전화가 걸려왔다.

[전주=뉴시스]윤난슬 기자 = 27일 전북 전주시 노송동 주민센터에 얼굴 없는 천사가 전달한 성금이 놓여 있다. 얼굴 없는 천사의 선행은 2000년부터 시작해 23년째 한 해도 빠짐없이 이어져 오고 있으며 성금과 함께 '대학 등록금이 없어 꿈을 접어야 하는 전주 학생들과 소녀가장에게 작은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힘내시고 이루고자 하는 모든 일들이 이뤄졌으면 합니다'라는 글을 보내왔다. 2022.12.27

"성산교회 인근 유치원 차량 오른쪽 바퀴 아래 (성금을) 놓았다. 어려운 이웃을 위해 써달라"는 내용이었다.

이에 주민센터 직원들은 그가 남긴 목소리를 따라 인근의 성산교회 앞 차량에서 종이상자를 찾았다. 상자 안에는 돈다발과 돼지저금통, 쪽지가 들어 있었다.

그는 지난해에도 "소년소녀가장 여러분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건강하세요"라는 메시지와 함께 7009만4960원을 남겼다.

이로써 이름도, 직업도 알 수 없는 얼굴없는 천사의 선행은 2000년 4월 초등학생을 통해 58만4000원이 든 돼지저금통으로 시작된 후 23년째 이어지게 됐다.

특히 2019년에는 노송동주민센터 인근에 놓고 간 6000여만원의 성금이 도난당하는 사건이 벌어지기도 했으나 천사의 선행은 멈추지 않았다.

전주시는 그의 뜻에 따라 보내준 성금을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전단한 후 지역의 독거노인과 소년소녀가장 등 소외계층을 위해 사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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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얼굴없는 천사가 조용히 놓고 간 성금으로 연말에 불우 이읏돕기에 쓰인 돈만해도 현재까지 8억872만8110원 달한다.

제공=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