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브로드밴드와 넷플릭스가 망 이용계약 여부를 두고 2년 넘게 법적 공방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항소심 7차 변론에서는 SK브로드밴드측 증인이 출석한다.
서울고등법원 민사 19-1부(부장판사 배용준 정승규 김동완)는 28일 오후 넷플릭스가 SK브로드밴드를 상대로 낸 채무부존재확인 항소심 7차 변론기일을 갖는다. 이날 변론에는 당시 SK브로드밴드에서 기업 계약을 담당했던 조모씨가 증인으로 출석한다.
앞서 지난 변론에서는 마이클 스미스 넷플릭스 미국 및 캐나다 인터커넥션 총괄이 증인으로 출석했다. 지난 재판에서 양측은 2018년 망 연결지점을 미국 시애틀에서 일본 도쿄로 옮길 당시 망 이용대가에 대해 논의했는지 여부를 두고 다시 한 번 다퉜다.
양측은 2020년 넷플릭스가 SK브로드밴드에 망 이용대가를 낼 의무가 없다는 취지의 소송을 제기한 이후 지금까지 법적 공방을 이어오고 있다. 1심 재판부는 양측이 망 이용대가 지불 방식을 협상할 수 있다며 협상의무부존재 확인 부분을 각하했다.
넷플릭스, SKB에 '무상상호접속약정' 보냈다고 주장
이날 변론에서 양측은 망 연결지점을 미국 시애틀에서 일본 도쿄로 옮길 당시 무정산 합의가 있었는지 여부를 두고 다시 한 번 논쟁할 예정이다. 넷플릭스측은 이날 변론에서 망 연결지점을 옮길 당시 망 이용대가에 대해 무정산 합의가 있었다고 주장할 것으로 보인다.
양측은 2015년 9월 망 연결에 대한 합의를 진행했으며, 이듬해 1월 시애틀에서 인터넷교환포인트(IXP)인 인터넷교환노드(SIX)에서 처음으로 망을 연결했다. 이후 2018년 5월 망 연결지점을 도쿄로 옮기며 연결방식을 브로드밴드교환노드(BBIX)로 바꿨다.
넷플릭스측은 그동안 SIX를 통해 망을 연결할 당시 SK브로드밴드가 이 사실을 알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망 이용대가를 요구하지 않았다고 주장해왔다. 특히 망 연결지점을 도쿄로 옮길 때에도 SK브로드밴드가 비용 정산을 언급하지 않았다고 주장해왔다.
특히 지난 변론에서 넷플릭스측은 2015년 SK브로드밴드에 무상상호접속약정인 SFI 계약서를 보냈으며, 이 안에는 양측이 트래픽 전송에 필요한 부담을 각자 부담해야 한다는 내용이 담겼다고 주장했다. 무정산으로 망을 연결하는 방식인 '무정산 피어링'에 대한 넷플릭스측 원칙을 이미 SK브로드밴드측에 고지했다는 설명이다.
SKB, SIX와 BBIX는 다르다고 주장…SFI에 서명 안 해
SK브로드밴드측은 SIX와 BBIX 방식은 기술적·구조적으로 명백히 다르다고 다시 한 번 주장할 예정이다. SIX는 퍼블릭 피어링 방식을 사용하기 때문에 애초에 망 이용대가 지급이 전제되는 게 아니다. 다만 도쿄에서의 연결인 BBIX는 프라이빗 피어링이기 때문에 이에 대한 대가 지급을 요구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SIX는 퍼블릭 피어링으로 인터넷제공사업자(ISP)든 콘텐츠사업자(CP)든 누구나 개별적 합의나 계약 없이도 포트 비용만 내고 연결하면 트래픽을 교환할 수 있다. 다만 전용회선이 아니기 때문에 품질은 보장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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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브로드밴드측은 지난 변론에서 "2016년 이후 SIX를 통한 넷플릭스 트래픽이 급증했고, 소비자에게 정상적인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전용회선으로 품질을 보장하는 BBIX로 연결 지점을 옮겼다"며 "그 과정에서 망 이용대가에 대한 정산 논의는 협의사항으로 남겨뒀다"고 주장했다.
특히 지난 변론에서 SK브로드밴드측은 넷플릭스가 주장한 SFI에 대해 "서명하지 않음으로서 거부 의사를 밝혔다"고 반박했다. 또한 망 연결을 SIX에서 BBIX로 옮길 당시 명시적으로 대가 지급을 요구했다고 주장했다. 이날 증인으로 출석하는 조모씨도 해당 부분에 대한 증언을 중점적으로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