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약서 보냈다" vs "서명 안 했다"…SKB-넷플릭스 소송 공회전

넷플릭스 증인, 항소심 6차 변론서 "SFI 보냈다" 주장

방송/통신입력 :2022/10/13 13:41    수정: 2022/10/13 16:53

SK브로드밴드와 2년 이상 망 이용계약 관련 소송을 계속하고 있는 넷플릭스가 2015년 무정산 피어링 관련 내용이 담긴 계약서인 SFI를 전송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SK브로드밴드측은 SFI에 서명하지 않음으로써 거부 의사를 밝혔다고 반박했다. 

서울고등법원 민사 19-1부(부장판사 배용준 정승규 김동완)는 지난 12일 오후 넷플릭스가 SK브로드밴드를 상대로 낸 채무부존재확인 소송 6차 변론을 가졌다. 이날 변론에는 마이클 스미스 넷플릭스 미국 및 캐나다 인터커넥션 총괄이 증인으로 출석했다. 

7시간 가량 계속된 이날 재판에서 양측은 2018년 망 연결지점을 미국 시애틀에서 일본 도쿄로 옮길 당시 이용대가에 대해 논의했는지 여부를 두고 다시 한 번 다퉜다. 

"SKB, 대가 요구 없었다" vs "SIX와 BBIX는 달라"

양측은 2015년 9월 망 연결에 대한 합의를 진행했으며, 이듬해인 2016년 1월 미국 시애틀에 위치한 인터넷교환포인트(IXP)인 인터넷교환노드(SIX)에서 처음으로 망을 연결했다. 이후 2018년 5월 망 연결지점을 도쿄로 옮기며 연결방식도 브로드밴드교환노드(BBIX)로 바꿨다. 

넷플릭스 측은 SIX를 통해 망을 연결할 당시 SK브로드밴드가 이 사실을 알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망 이용대가를 요구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증인으로 출석한 마이클 스미스 총괄은 "SIX에 새로운 멤버가 참여하는 경우 관리자가 기존 멤버들에게 이 같은 사실을 공유한다"며 "SK브로드밴드측이 넷플릭스가 SIX에 참여한다는 걸 모를 수 없다"고 말했다.

SK브로드밴드측은 SIX와 BBIX 방식은 기술적·구조적으로 명백히 다르다고 반박했다. SIX는 퍼블릭 피어링 방식을 사용하기 때문에 애초에 망 이용대가 지급이 전제되는 게 아니다. 다만 도쿄에서의 연결인 BBIX는 프라이빗 피어링이기 때문에 이에 대한 대가 지급을 요구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SIX는 퍼블릭 피어링으로 인터넷제공사업자(ISP)든 콘텐츠사업자(CP)든 누구나 개별적 합의나 계약 없이도 포트 비용만 내고 연결하면 트래픽을 교환할 수 있다. 다만 전용회선이 아니기 때문에 품질은 보장되지 않는다.

SK브로드밴드측은 "2016년 이후 SIX를 통한 넷플릭스 트래픽이 급증했고, 소비자에게 정상적인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전용회선으로 품질을 보장하는 BBIX로 연결 지점을 옮겼다"며 "그 과정에서 망 이용대가에 대한 정산 논의는 협의사항으로 남겨뒀다"고 주장했다.

"SFI 계약서 보냈다" vs "계약서에 사인하지 않았다"

넷플릭스측은 2015년 SK브로드밴드에 무상상호접속약정인 SFI 계약서을 보냈으며, 이 안에는 양측이 트래픽 전송에 필요한 부담을 각자 부담해야 한다는 내용이 담겼다고 강조했다. 넷플릭스의 방침을 SK브로드밴드측에 이미 고지했다는 설명이다. 

SK브로드밴드 측은 SFI 약정에 서명하지 않음으로서 거부 의사를 밝혔다고 반박했다. 또한 망 연결을 SIX에서 BBIX로 옮길 당시 명시적으로 대가 지급을 요구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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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브로드밴드 측은 "2018년 10월 BBIX로 트래픽을 송신하는 것에 대해 대가 지급을 요구하는 이메일을 보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증인은 "대가 지급을 요구할 때에는 금액이 명시돼야 하는데 그렇지 않았다"며 "해당 이메일은 대가 지급 요구라고 볼 수 없다"고 반박했다. 

한편, 이날 증인은 2014년 넷플릭스가 컴캐스트, AT&T, 버라이즌 등 미국 ISP에는 망 이용대가를 지급한 사실을 인정했다. 증인은 "당시에는 망 이용대가를 지급했다"면서도 "현재는 ISP와 무정산으로 연결하는 게 원칙"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