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월 말부터 미국을 시작으로 국내 등 전 세계 시장에서 50여 건 이상 발생한 지포스 RTX 4090 그래픽카드 전원부 과열 현상에 엔비디아가 공식 입장을 내놨다.
엔비디아는 18일(미국 현지시간) 고객지원 페이지에 초기 조사 결과를 업데이트하고 "12VHPWR 단자를 그래픽카드에 정확히 꼭 맞게 끼우지 않을 경우 문제가 발생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엔비디아가 두 외부 업체를 통해 공급받는 12VHPWR 변환 케이블 중 특정 제조사 제품의 내부 구조에 문제가 있다는 주장도 나왔다. 또 미국에서는 지포스 RTX 4090 그래픽카드 과열 현상으로 피해를 입은 소비자가 엔비디아 대상으로 소송에 들어갔다.
■ 엔비디아 "전원 커넥터 느슨할 경우 문제 발생"
엔비디아는 과열 사례가 처음 발견된 10월 하순부터 '해당 문제 원인을 조사중'이라고 밝혔다. 또 국내를 포함해 전 세계에서 과열 현상으로 전원 단자가 녹은 그래픽카드를 회수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엔비디아는 고객지원 페이지에 '지포스 RTX 4090 전원 연결 단자 업데이트' 글을 올리고 "현재 관련 사안을 조사중이며 전세계적으로 50건 가량이 발생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까지 파악한 바로는 연결 단자가 완전히 꽂히지 않았을 경우 이런 문제가 발생한다. 그래픽카드를 PC 메인보드에 설치하기 전에 전원 케이블을 단단히 꽂을 것을 권장한다"고 밝혔다.
엔비디아는 또 "그래픽카드에 전원을 넣기 전에 전원 커넥터가 올바르게 연결될 수 있는 방법을 찾기 위해 조사중이며 케이블이나 그래픽카드에 관계 없이 조속한 교환 처리가 되도록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 "12VHPWR 변환 케이블 내부 구조가 문제" 주장도
엔비디아가 그래픽카드 제조사에 일괄 공급하고 있는 12VHPWR 변환 케이블의 구조에 문제가 있다는 주장도 있다.
톰스하드웨어, 이고르랩 등 PC 관련 해외 매체에 따르면, 엔비디아는 두 회사에서 생산한 12VHPWR 변환 케이블을 공급받아 다시 전세계 그래픽카드 제조사에 공급한다. 한 곳은 대만 소재 아스트론(Astron), 또 다른 한 곳은 홍콩에 본사를 둔 NTK다.
두 케이블 모두 PCI-SIG가 지정한 ATX 3.0 규격에 따라 변환 케이블을 만들지만 내부 커넥터 구조에는 차이가 있다. 아스트론 제품은 연결 단자 두 개를 이중으로 구성한 반면 NTK는 단일 금속 재질로 구성해 내구성 면에서는 더 우수하다는 것이다.
독일 IT매체 이고르랩은 지난 달 말 "엔비디아가 기본 제공하는 변환 케이블은 14AWG(지름 2.5mm) 전원선 4개를 12VHPWR 단자에 납땜했다. 이런 내부 구조는 여러 번 구부리거나 폈을 때 접점을 망가뜨릴 수 있다. 내부 연결 부위의 핀도 너무 얇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단 내가 산 지포스 RTX 4090 그래픽카드에 어느 회사 제품이 기본제공되는지는 알 수 없다. 아스트론 역시 "공급한 변환 케이블은 ATX 3.0 규격을 정확히 충족한다"고 반론한 상황이다.
■ 美 소비자, 엔비디아 대상 소송 돌입
지포스 RTX 4090 그래픽카드 전원부 과열 사례를 겪은 소비자 중 일부는 법적 대응에 나섰다. 판결문 등 법률 정보 검색 서비스를 제공하는 서비스 '저스티아'(Justia)에 따르면, 미국 한 소비자는 지난 11일 엔비디아를 미국 캘리포니아 주 북부지방법원에 제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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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비자는 소장에서 "미국 베스트바이에서 구매한 지포스 RTX 4090 그래픽카드를 1천600달러(약 218만원)에 구입한 뒤 최선의 방법에 따라 설치했지만 전원 단자가 녹았다"고 주장했다.
이어 "엔비디아는 결함이 있고 불완전한 전원 단자를 내장한 지포스 RTX 4090 그래픽카드를 판매했고 이 때문에 모든 구매자에게 전기적·화재 상해를 입히게 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