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등 국내 8개 기업 총수들이 17일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를 만나 초대형 신도시 프로젝트 '네옴시티' 사업 협력을 논의했다.
빈 살만 왕세자는 17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이재용 회장과 최태원 회장, 정의선 회장, 김동관 한화솔루션 부회장, 정기선 현대중공업그룹 사장, 이재현 CJ그룹 회장,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 이해욱 DL(옛 대림)그룹 회장 등 국내 20대 그룹의 총수 8명이 참석했다.
재계에 따르면 차담회는 오후 5시 20분에 시작해 약 1시간 30분 가량 진행됐다. 이 날 빈살만 왕세자와 주요 그룹 총수들은 신도시 건설 프로젝트 '네옴시티'와 관련한 추가 수주 여부를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네옴시티는 사우디 북서부 홍해 안에 170㎞에 달하는 직선 도시 '더 라인', 해상 산업단지 옥사곤, 산악 관광단지 트로제나 등을 건설하는 메가 프로젝트이며, 총사업비는 5천억달러(약 710조원)에 달한다. 도시 인프라와 정보기술(IT), 에너지 등의 분야에서 광범위한 사업 기회가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이번 차담회를 계기로 기업별 추가 수주가 나올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삼성은 이미 삼성물산·현대건설 컨소시엄을 구성해 네옴시티 '더라인' 터널 공사를 수주해 지난 8일(현지시간) 첫 발파를 시작으로 공사에 돌입했다. 삼성물산은 한국전력 등과 함께 사우디 국부펀드(PIF)와 65억달러(약 8조5천억원) 규모의 그린 수소·암모니아 공장 건설 프로젝트 MOU도 맺었다.
최근 사우디는 수소 등 친환경 미래 에너지에 주력하고 있다. 이에 이번 차담회에서 친환경 에너지 개발과 원전 사업에 대한 협력 방안도 오갔을 것으로 관측된다.
SK그룹은 수소를 비롯한 미래 에너지 분야에서 핵심 기술을 보유하고 있으며, 스타트업을 대상으로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현대차그룹도 수소 기반 모빌리티 기술과 제품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현대중공업그룹 또한 수소 생산·운송·공급을 주도한다는 '수소 드림 2030' 로드맵을 미래 성장 동력으로 삼고, 스마트시티 모빌리티 사업 등에 주력하고 있다.
그 밖에 한화그룹은 태양광과 도심항공모빌리티(UAM), 방산 등의 분야에서 협력을 다지고, DL그룹은 건설부문, 탄소 저감, 탄소 포집·저장·활용(CCUS) 등에서 협력할 가능성이 있다. 이재현 CJ 회장은 한류 콘텐츠 교류와 관련한 내용을 논의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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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오전에 빈 살만 왕세자는 윤석열 대통령과 회담 및 오찬을 함께했다. 같은날 오전에 열린 '한-사우디 투자 포럼'에서는 한국 주요 기업과 사우디 정부·기관·기업이 다양한 산업 분야에 걸쳐 총 26건의 계약·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사우디 측에 따르면 총 300억달러(약 40조원) 규모로 전해진다.
한편,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매체 SPA는 17일 빈 살만 왕세자와 국내 재계 총수들과의 면담 장면을 사진으로 공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