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리 전체 피멍…이태원 생존자 "처음 겪는 고통"

생활입력 :2022/11/01 09:38

온라인이슈팀

이태원 참사 현장에서 구조된 남성이 사고 당시 극심한 압박감에 양쪽 다리 전체 멍이 들었다며 피해 상황을 직접 밝혔다.

자신을 이태원 생존자라고 밝힌 A씨는 지난달 31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피멍 든 다리 사진과 함께 당시 상황을 털어놨다.

지난달 29일 발생한 이태원 참사에서 살아남은 남성이 공개한 다리 사진. ('보배드림' 갈무리)

A씨는 "저는 구조돼 살아있긴 하지만 같이 끼어있다가 돌아가신 분이 너무 많아 죄송하고 마음이 너무 무겁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끼어있을 당시 압박감이 어느 정도 강했는지 알려 드리기 위해 제 다리 사진만 올려보겠다"면서 자신의 다리 사진 3장을 공개했다.

성인 남성으로 보이는 A씨의 양쪽 다리는 허벅지부터 발목까지 피멍이 심하게 든 모습이다. 특히 오른쪽 다리에 더욱 심한 압박이 가해진 듯 왼쪽 다리보다 멍의 색이 진했다.

또 다리 앞보다는 양옆, 뒤쪽의 멍이 심했다. 바지 주머니로 추정되는 멍 자국도 있었다.

A씨는 "넘어지지 않아서 밟힌 거 없고 오로지 서서 앞과 뒤, 양옆 압박 힘으로만 이렇게 됐다"며 "힘들었다는 거 알아달라고 쓴 게 아니다. 저도 처음 겪는 고통이었고, 그저 거기 있던 사람으로서 피해 보신 분들이 얼마나 고통스러웠는지 알려 드려서 피해자들을 비방하는 일은 없길 바라는 마음으로 올렸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살았다는 안도감과 공포심 때문에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나온 게 죄송스럽다"고 토로했다.

또 A씨는 "거기 있던 생존자 입장에서 말씀드리면, 경찰과 구조대분들이 정말 한 분이라도 더 살리려고 힘들지만 노력하는 모습 제 눈으로 똑똑히 봤다. 다시 한번 감사드린다"고 고개 숙였다.

사진을 본 누리꾼들은 근육 괴사나 장기 손상 등 보이지 않는 문제가 있을 수 있다며 하루빨리 병원에 가서 검사받을 것을 조언했다.

이후 A씨는 추가 글을 올려 "병원 가 볼 생각도 못 하고 있었다. 검사받았더니 현재는 큰 이상 없다고 들었다. 앞으로 외래 진료받으면 된다고 한다. 걱정해주셔서 감사하다. 앞으로 정말 착하게 살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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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A씨의 사례처럼 압박으로 인해 신체 광범위하게 피멍이 들면 검사와 진료를 반드시 받아야 한다. 손상된 근육이 대량으로 파괴되면서 신장에 급성 손상이 생기면, 신장 기능이 저하되고 혈뇨가 나타날 수도 있다.

제공=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