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욱 출소 1달 남았다...유동규처럼 '대선자금' 입 열까

이미 검찰 조사 협조...김용·정진상 의혹 진술한 것으로 알려져

생활입력 :2022/10/26 08:20

온라인이슈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측근들에게 수천~수억원대  자금을 건넨 사람으로 지목받는 남욱 변호사의 구속기간이 곧 만료된다. 앞서 출소한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관련 의혹에 대해 거침없는 발언을 쏟아내 주목을 받는 가운데, 남 변호사는 추후 어떤 태도를 보일지 관심이다.

[서울=뉴시스] 조성우 기자 = 남욱 변호사가 지난해 10월20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서 조사를 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 2021.10.20. xconfind@newsis.com

대장동 개발 비리 혐의로 구속돼 재판을 받던 유 전 본부장은 지난 20일 구속기간 만료로 석방된 뒤 연일 관심을 받고 있다. 이전까지 본인 및 이 대표 측에게 제기된 의혹에 대해 입을 닫아왔던 그가 자유의 몸이 된 뒤 언론 인터뷰와 재판 등에서 대대적인 폭로에 나섰기 때문이다.

석방 후 첫 재판에 출석할 때만 해도 침묵을 지키던 유 전 본부장은 재판 이후 언론 인터뷰를 통해 "검찰에서 다 이야기할 것"이라며 입을 떼기 시작했다. 그는 김 부원장이 불법정치자금을 수수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지난해 대선 경선 당시 "김용이 20억원 달라고 해서 7억원 정도 6억원 정도 전달했다"고 말했다.

유 전 본부장은 대장동 재판에서도 이 대표에 불리한 태도를 보였다. 유 전 본부장 측 변호인은 지난 24일 증인으로 출석한 정영학 회계사에게 대장동 개발사업의 실질적 결정권자가 누구인지를 추궁했다.

그는 "대장동 사업의 우선협상 대상자를 선정하기 위한 응모자격 등은 유 전 본부장이나 황무성 (성남도개공) 사장이 결정하면 되는 것으로 생각했느냐, 어떻게 보면 성남시장까지도 결재돼야 정할 수 있는 내용이라고 인식했느냐"라고 묻는 등, 이 대표의 책임 소재를 따지는 취지의 질문을 연이어 했다.

[서울=뉴시스] 고승민 기자 =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본부장이 24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대장동 개발 사업 관련 오전 공판을 마치고 청사를 나서고 있다. 2022.10.24.

유 전 본부장은 검찰에서도 김 부원장에게 돈을 건넸다는 진술을 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처럼 검찰 조사에 임하는 태도가 바뀐 이유가 '배신감' 때문이라고 그는 설명한다. 유 전 본부장은 이와 관련해 "형제라고 불렀던 사람들에 대해 내가 착각했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유 전 본부장과 함께 재판을 받고 있는 남 변호사의 구속기간이 내달 중으로 만료된다.

남 변호사는 김 부원장이 받았다고 의심 받는 자금 8억4700만원의 전달자로 지목된 인물이다. 검찰은 남 변호사가 지난해 4월부터 8월까지 유 전 본부장 등을 통해 돈을 건넨 것으로 보고 있다.

이를 뒷받침하기 위한 증거로 검찰은 돈이 전달되는 과정에서 남 변호사의 측근인 이모씨가 작성한 메모와 유 전 본부장의 진술을 확보했는데, 남 변호사도 같은 취지의 진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돈을 주는 대가로 경기 안양시 박달동의 군 탄약고 이전을 도와달라는 청탁 등을 했다고 한다.

또 남 변호사는 또 2014년엔 정진상 민주당 대표실 정무조정실장에게 5000만원을 건넸으며, 그에 앞서 2013년엔 정 실장과 김 부원장에게 유흥주점에서 술접대를 했다는 내용으로도 검찰에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이 자신이 연루된 범죄 수사에 협조하는 모습의 남 변호사가 출소 후에도 언론 취재 등에 적극적으로 나설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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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 전 본부장과 남 변호사의 태도를 두고 일각에선 피의자가 혐의를 인정하는 조건으로 검찰이 가벼운 범죄로 기소하거나 형량을 낮춰주는 '플리바게닝'이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된다.

제공=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