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의 환경운동가들이 1200억 가치의 반 고흐의 작품에 토마토 수프를 끼얹는 과격한 퍼포먼스를 감행해 논란이 되고 있다.
14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 등 주요 외신은 기후 변화에 맞서 화석연료 사용을 반대하는 환경운동 단체 '저스트 스톱 오일'의 활동가들이 런던 내셔널 갤러리에서 반 고흐의 1888년작 '해바라기'에 토마토 수프를 던졌다고 보도했다.
이날 오전 11시께 '저스트 스톱 오일'의 젊은 여성 활동가 두 명은 반 고흐의 '해바라기' 앞에서 재킷을 벗고 '저스트 스톱 오일' 티셔츠를 드러냈다. 그들은 준비해온 캔 토마토 수프를 그림에 투척했고, 그 순간 갤러리에는 "으악", "오 마이 갓" 등의 비명이 터졌다. 또 누군가는 다급하게 경비원을 불렀다.
환경운동가 두 명은 곧바로 접착제를 꺼내 손바닥을 벽에 붙인 뒤 시위를 이어갔다. 이들은 "예술과 삶 중 더 가치 있는 것은 무엇인가? 예술이 음식보다, 정의보다 더 가치 있는가? 그림 보호가 지구와 인류 보호 보다 더 걱정되는가?"라며 관람객들에게 물었다.
다행히 작품은 유리 아래에 보호돼 있었고 갤러리 직원은 재빨리 토마토 수프를 정리했다. 갤러리 측은 "즉시 경찰이 출동했고, 액자에는 약간의 손상이 있지만 그림은 무사하다"고 밝혔다.
이들의 시위는 엇갈린 반응을 불러왔다. 한 시민은 "처음에는 놀랐지만 그림이 손상되지 않았다는 것을 알았을 때 마음을 바꿨다"며 "경각심을 높이고 충격을 주기 위한 시위였던 것 같다. 그들이 사람을 다치게 하거나 위험에 빠뜨리지 않는 한 그들을 지지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들의 시위를 목격한 또 다른 사람은 "왜 그러는지 이해는 되지만 인류 최고의 예술품을 이용하는 것에 대해서는 걱정이 된다"며 "환경 문제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키려고 한 것이겠지만 결국 모든 사람들을 화나게 하는 행동일 뿐이다"라고 말했다.
저스트 스톱 오일의 대변인은 인터뷰를 통해 "사람들의 관심이 환경 문제로부터 멀어지는 것이 우리들의 걱정"이라며 "불행하게도 이것이 변화가 일어나게 하는 방법"이라고 말했다.
토마토 수프 시위를 벌인 두 명의 운동가는 경찰관에게 체포돼 센트럴 런던 경찰서에 구금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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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반 고흐는 생전 총 12점의 '해바라기' 그림을 그렸으며 그중에서 꽃병에 꽂힌 해바라기는 총 7점이다. 나머지 작품은 미국 필라델피아 미술관,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반 고흐 미술관, 일본 도쿄 도고 세이지 기념 미술관 등이 소장하고 있다.
제공=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