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견기업의 4분기 경기 전망이 올해 처음으로 전분기 보다 하락했다.
한국중견기업연합회는 ‘2022년 4분기 중견기업 경기전망조사’에서 2022년 4분기 경기전망지수가 전분기 보다 5.7포인트 하락한 94.9를 기록했다고 6일 밝혔다.
제조업 경기전망지수(93.0)와 비제조업 경기전망지수(96.5)가 전분기 보다 각각 7.0포인트와 4.7포인트 하락했고 수출과 내수 전망도 ‘부정’적인 수치로 돌아섰다.
조사는 8월 29일부터 9월 14일까지 중견기업 620개사를 대상으로 진행됐다. 전망지수가 100을 초과하면 직전 분기보다 다음 분기를 긍정적으로 전망한 기업이 더 많고, 100 미만이면 반대라는 의미다.
중견련 관계자는 “엄중한 글로벌 경제상황 아래 중견기업 경영 현장의 불안감이 확대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공급망 불안정과 고환율 상황이 지속되면서 원자재가와 인건비 상승, 내수 부진 등 중견기업이 꼽은 주요 경영 애로 해소에 대한 기대는 더욱 위축될 우려가 있다”고 설명했다.
제조업 경기전망지수는 지난 분기보다 7.0포인트 하락한 93.0을 기록했다.
반도체·디스플레이 관련 기업 등 전자부품 업종 전망지수는 16.9포인트 하락한 91.7로 확인됐다. 2020년 3분기부터 긍정적 전망을 유지했으나, 9분기 만에 부정적 전망으로 전환됐다. 역대 두 번째로 낮은 수치다.
화학 업종 지수는 수입 원가 상승으로 석유화학 중 에틸렌 관련 기업을 중심으로 제조업 부문에서 두 번째로 큰 하락 폭(15.4p↓)인 84.6을 기록했다.
비제조업 경기전망지수는 전분기(101.2) 보다 4.7포인트 하락한 96.5로 나왔다.
출판·통신·정보서비스 업종(90.6)은 지상파·케이블 방송 기업을 중심으로 10.9포인트 하락했다.
운수업은 긍정적인 전망(101.5)을 유지했지만, 항만 하역, 해상 운송 기업 등을 중심으로 비제조업 전체 전망 지수보다 큰 5.0포인트 하락폭을 기록했다.
중견기업들은 4분기 수출과 내수 상황 모두 좋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수출과 내수 전망지수가 동시에 하락한 건 3분기 만이다.
수출전망지수는 4.2포인트 하락한 96.2로 나타났다. 전자부품 업종 지수(93.5)가 전분기 대비 두 자릿수 이상(11.7포이트 하락) 감소하면서 전체 지수를 끌어내렸다.
전자부품 업종에서는 반도체 이외에도 TV·스피커·휴대폰 관련 부품 기업의 부정적인 전망이 큰 것으로 확인됐다.
내수전망지수는 자동차(105.1), 식음료품(103.1), 운수(101.5) 업종은 ‘긍정’으로 확인됐지만, 전체 지수는 전분기 보다 4.9포인트 하락한 96.6을 기록했다.
영업이익 전망지수는 전분기 보다 1.6포인트 하락한 94.1로 확인됐다.
제조업 부문에서는 자동차 업종(101.3, 6.2포인트 상승)과 1차금속 업종(84.9, 7.3포인트 하락) 전망이 크게 엇갈렸다. 자동차 업종에서는 환율 상승에 따른 매출 증가 기대감이, 1차금속 업종에서는 수입 원자재 가격 증가 부담이 작용한 결과로 해석된다고 중견련은 밝혔다.
비제조업 부분에서는 도소매 업종(93.2)이 CNG충전·석유 도매업 등을 중심으로 가장 큰 폭(5.7포인트 하락)으로 하락했다.
자금사정 전망지수는 식음료품(82.8, 18.9포인트 하락)과 전자부품(93.1, 9.8포인트 하락) 업종에서 크게 떨어지면서 전분기(97.7)보다 소폭 하락한 95.1을 기록했다.
직전 분기보다 생산 증감 예상인 제조 중견기업의 생산규모 전망지수(100.4)는 전분기 대비 소폭 하락(1.6포인트 하락)했지만 5분기 연속 100 이상을 기록하면서 긍정적인 전망을 유지했다.
제조 중견기업의 설비투자규모 전망지수는 전분기 보다 1.5포인트 하락한 98.9를 기록했지만, 전자부품(101.4), 자동차(100.0), 양극재용 가성소다, 전해액 유기용매 등 이차전지 원료 관련 화학(105.8) 업종 지수는 ‘긍정’으로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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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조업 부문 경영 애로 1순위는 환율 상승에 따른 원자재가 부담(59.6%), 비제조업 부문에서는 인건비 상승(40.9%)이 꼽혔다.
이호준 중견련 상근부회장은 “제조·비제조업을 막론하고 부정적인 전망이 확인되는 상황에서, 여전히 대부분의 중견기업이 설비투자 규모를 늘릴 것으로 내다본 데 주목해야 한다”면서 “중견기업 혁신과 투자에 속도감을 더하려면 전향적인 대출 만기 및 상환 유예 연장 등 금융 지원은 물론, 공급망 불안정과 환율 인상에 따른 원자재 가격 상승과 고질적인 인건비 증가 등 경영 애로 해소를 위한 정책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