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향자 의원 "정부 반도체 예산 8천억 겹쳐…필요한 곳엔 無"

정부 "사실 아냐…기재부·산업부·과기부·교육부 공동 추진"

반도체ㆍ디스플레이입력 :2022/10/04 17:43

정부 반도체 사업 예산이 8천억원 겹쳐 정작 필요한 곳에 못 쓴다는 지적이 나왔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양향자 무소속 의원은 4일 “정부의 반도체 사업 예산 8천억원이 중첩된다”며 “반도체 초강대국 달성 전략에 필요한 예산 7천500억원은 반영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양 의원은 “정부 반도체 사업을 모두 살펴봤더니 총 87개 사업 중 25개 사업에서 예산 7천959억원이 겹쳤다”며 “26개 사업 7천570억원이 따로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반도체 기술 개발 14개 사업 4천768억원, 인력 양성 7개 사업 1천800억원, 인프라 고도화와 기업 지원 4개 사업 1천389억원이 겹친다”며 “반도체 설계(팹리스)와 첨단 산업 교육장 구축은 제대로 지원하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에 답하던 중 마스크를 만지며 생각에 잠겨 있다.(공동취재사진=뉴시스)

정부부처가 합동 발표한 반도체 초강대국 달성 전략 예산을 산업통상자원부가 확보하지 못했다고 양 의원은 비판했다. 윤석열 정부는 국정과제로 반도체 기업 투자를 5년 동안 340조원 이상 뒷받침하기로 했다.

양 의원은 “반도체 산업단지 전력·용수 같은 필수 기반을 갖추는 비용 3천884억원이 모조리 예산에 들지 않았다”며 “5년간 실무 인력을 3천600명 이상 키울 반도체 교육장과 설계 실습실을 마련할 비용 12억원도 몽땅 빠졌다”고 분석했다. 아울러 “반도체 인력 수급 현황을 파악하고 전문가 데이터베이스(DB)를 구축할 10억원, 인공지능(AI) 반도체 혁신 설계장을 만들 20억원도 전부 반영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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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 의원은 “부처 간 칸막이로 막혀 비슷한 사업이 우후죽순 늘어나는데 정작 필요한 지원은 없다”며 “장기적인 안목으로 종합적인 산업·기술 정책을 세우고 집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6월 7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반도체 포토마스크를 보고 있다.(사진=대통령실=뉴스1)

정부는 이런 내용은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기획재정부·산업부·과학기술정보통신부·교육부는 협의해 반도체 지원 예산을 낭비하지 않도록 내년 예산안을 편성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차세대 지능형 반도체 기술 개발 사업’을 산업부·과기부가 공동 추진한다며 중복 사업이 아니라고 예를 들었다. 2029년까지 산업부가 차세대 지능형 반도체 공정과 상용화에 5천216억원, 과기부가 새로운 소자 개발에 4천880억원 지원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