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료방송 콘텐츠 대가산정, 정부 중재 필요"

업계 전문가들 "유료방송 플랫폼과 PP 간 힘 불균형 개선 필요" 한 목소리

방송/통신입력 :2022/09/22 18:01

유료방송 콘텐츠의 대가 계약과 관련해 정부의 개입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왔다. 유료방송 플랫폼과 방송채널사용사업자(PP)의 주장이 평행선을 달리고 있는 만큼, 콘텐츠 대가 산정이 원활하게 이뤄지기 위해서는 정부가 중재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한국언론학회와 한국미디어정책학회는 22일 서울 양천구에서 '콘텐츠 중심 미디어 생태계 재편을 위한 정책 개선 방안'을 주제로 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날 유료방송 업계와 학계 전문가들은 유료방송 플랫폼과 PP간 힘이 불균형하기 때문에 불공정계약이 지속되고 있으며, 이를 개선할 수 있는 방안이 미흡하다고 지적했다. 상황 개선을 위해 채널 계약 정책 조정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날 권호영 순천향대 석좌교수는 ▲유료방송 플랫폼 재허가 심사에 선계약 후공급 원칙 추가 ▲유료방송 약관에 PP와의 계약서 첨가 필요 ▲유료방송 플랫폼의 전체 수입이 프로그램 사용료의 배분 대상이 될 것 ▲IPTV의 PP사업 진출 확대로 예상되는 불공정 거래 가능성에 대한 감시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권호영 순천향대 석좌교수

권 교수는 "유료방송 플랫폼과 PP간의 프로그램 사용료 계약에 관한 이슈는 꾸준히 이어져왔으며 사용료 배분에 대한 원칙을 양자 간의 자유 계약에만 맡기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시장 상황을 고려해 규제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김세원 한국방송채널진흥협회 팀장은 IPTV 사업자가 프로그램에 대해 적정한 금액을 주고 있지 않다고 주장했다. 김 팀장은 "IPTV 사업자는 결합할인 등 가격할인을 제공하는 과정에서 PP에게 동의도 구하지 않은 채 약관승인가격보다 낮은 가격으로 판매하고, 나중에 매출을 봐야 한다고 주장한다"며 "이는 PP에게 부담을 떠넘기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방송상품 할인 판매와 같은 관행은 지양돼야 하며, 선계약 후공급 제도의 안착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노창희 디지털산업정책연구소 연구위원은 내수시장의 규모에 비해 콘텐츠 가치가 높게 평가받고 있는 상황에서, 수급비용의 부담으로 내실있는 성장이 어렵다며 우려를 보냈다. 또한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방송통신위원회, 문화체육관광부로 나뉜 거버넌스 구조 속에서 제도 개선이 늦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노 연구위원은 "구조적인 제약 속에서도 리스크를 떠안고 투자하는 사업자들을 크게 인정해야 한다"며 "세액공제를 통해 국가 전체가 이득을 보기 위해서는 현행 3%인 대기업의 영상콘텐츠 제작비 세액공제율을 높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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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관 법무법인 세종 수석전문위원은 콘텐츠 제작에 대한 정책을 '제작·활성화' 측면과 '다양성' 측면으로 이원화해 접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수석전문위원은 "콘텐츠 제작에 대한 투자 여력이 있는 대형PP를 중심으로는 투자에 대한 부분을 촉진하고, 중소PP는 다양성의 방식으로 접근해야 한다"며 "두 사업자가 하나의 틀로 묶이는 순간 정책이 제대로 흘러가지 않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