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동원령'에 거리로 쏟아져 나온 러 청년들

러 경찰, 시위대 1300명 이상 구금

생활입력 :2022/09/22 11:08

온라인이슈팀

21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전쟁을 위해 예비군 30만명 부분 동원령을 발동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향한 반발 여론으로 규탄 시위가 벌어진 가운데 러시아 정부가 시위 참여인원 1300명 이상을 구금한 것으로 나타났다.

21일(현지시간) 러시아 수도 모스크바 한 거리에서 '우크라이나 전쟁 부분 동원령'에 반대하는 두 남성이 전경들에게 진압 당하고 있다. 2022.09.21 © 로이터=뉴스1 © News1 정윤미 기자

이날 AFP로이터통신은 독립 OVD-Info 시위 감시 단체가 러시아 38개 도시에서 수집한 정보에 따르면 늦은 저녁까지 1311명 이상이 체포됐으며 대다수는 모스크바,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억류됐다고 보도했다.

또 수도부터 극동 시베리아에 이르기까지 러시아 전역에서는 이날 동원령 반대 집회가 일어나 1000명 이상이 체포됐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전했다.

허가받지 않은 집회는 러시아의 시위 반대법에 따라 불법이다. 러시아 내무부 관리인 이리나 볼크는 성명을 통해 "경찰이 소규모 시위를 벌이려는 시도를 중단했다"고 밝혔다.

당시 러시아 수도 모스크바 중심가에 있는 AFP기자들 최소 50명은 주요 쇼핑 거리에서 폭동 방지 장비를 착용한 경찰들에 의해 구금된 것으로 파악됐다.

평화주의 상징을 가슴에 달고 있던 학생 바실리 페도로프는 "모두가 겁에 질려한다"며 "나는 평화를 지지하며 전쟁에 동원돼 총을 쏘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60세 주민은 이어 "시위에 참가하기 위해 거리로 나왔는데 이미 경찰이 다수를 체포한 것 같다"며 "이 정권은 젊은이들을 파괴하고 있다"고 한탄했다.

21일(현지시간)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한 거리에 '우크라이나 전쟁 부분 동원령' 반대 시위를 진압하기 위해 무장한 전경들이 대기하고 있다. 2022.09.21 © 로이터=뉴스1 © News1 정윤미 기자

실제로 가디언은 "전경들이 시위대를 향해 몽둥이를 사용했다"며 "시위를 아주 빨리 종결시키고 있다"고 밝혔다. CNN은 "전경들이 '동원 불가' 구호를 외치는 상트페테르부르크 이사키프스키 대성당에 모인 시위대 진압을 시도했다"며 "모스크바 중심부에서 열린 시위에서 몇몇 사람들은 경찰에 연행됐다"고 전했다.

미국 뉴스위크는 이르쿠츠크, 울란우데, 하바롭스크, 야쿠츠크 등 극동 지역에서도 시위를 집중 보도했다. 하바롭스크의 레닌 광장에서 한 시위자가 전경을 향해 "푸틴과 당신을 위해 죽지 않을 것"이라고 소리쳤고 그의 주변 사람들은 박수를 치며 응원하기 시작했다. 또 이르쿠츠크 무정부단체는 텔레그램을 통해 "지역 당국은 이미 집회를 해산하고 다수 사람을 구금했다"고 공지하기도 했다.

또 글로벌 온라인 청원사이트 체인지(Change.org)에는 러시아어로 "우리 러시아 시민들, 여성과 남성은 일반적이고 부분적인 동원에 반대한다"며 "푸틴 대통령은 이를 발표할 법적 근거도 없고 가중치 있고 타당한 이유도 없으며 그럴 수도 없다"는 내용이 담긴 청원서가 올라왔다고 뉴스위크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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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원령 반대 시위는 반전 시위로 러시아를 넘어 유럽으로 점차 확산되고 있는 모양새다. 동유럽 매체 넥스타(NEXTA) 폴란드 수도 바르샤바에 있는 러시아 대사관 앞에서도 수십명 규모 시위가 벌어졌다. 시위자들은 '푸틴=히틀러' 등이 적힌 종이 팻말을 들고 "푸틴은 러시아의 적"이라고 연호했다.

제공=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