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초 거래소 2곳에 상장을 신청했는데 모두 반려됐다. 사유는 알려주지 않았다. 당시에 규제가 강화될 것 같아 거래소들이 눈치를 본다는 소문이 돌았다. 신규 메인넷은 시스템 연동이 까다로워서 상장을 꺼린다는 얘기도 있었다. 해외 유명 거래소 한 곳, 또는 몇 곳 이상에 상장되는 것이 조건이란 얘기도 돌았다. 해외 프로젝트로 위장해야 된다는 얘기도 들었다. 어떤 점을 보완해야 할지에 대한 정보가 없는 실정이다."
메인넷 '프로토콘'을 개발한 소셜인프라테크의 전명산 대표는 블록체인 스타트업으로서,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에 코인상장(ICO)을 하기 어려운 점이 많다며 지난 19일 열린 '가상자산 ICO 어떻게 할 것인가' 토론회에서 발제자로 나서 이같이 말했다.
윤석열 정부가 국정과제의 일환으로 지난 2017년 금지된 ICO의 제도화를 추진할 전망이다. 전명산 대표는 ICO 제도화 과정에서 평가 기준과 그 결과에 대한 정보 공유가 투명하게 이뤄져야 블록체인 산업이 성장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전 대표는 "메인넷 프로젝트에 있어 ICO는 자원 조달, 프로젝트의 존재 증명 및 가치 검증, 메인넷 지지 세력 확보 등의 측면에서 해내야 하는 과제"라며, 국내 거래소에 상장을 하려 했으나 그러지 못하고 글로벌 거래소에 먼저 상장을 하게 됐다고 토로했다.
전 대표는 "글로벌 프로젝트들은 계속 거래소에 ICO 되는 것을 보고 해외 거래소 상장을 준비해 현재 3곳에 상장했다"며 "테라-루나 사태 이후 국내 거래소 상장은 당분간 막혔다는 소문이 떠돌고, 일단 상장 반려가 되면 3개월은 재신청을 못하니 그저 국내 상장이 활발해지기까지 기다리는 수밖에 없다"고 호소했다.
ICO 제도화 과정에서 전 대표는 ▲투명한 상장 가이드라인 ▲기술 보유 업체 우대 ▲블록체인 기술특례상장 제도 도입 등을 검토해달라고 요청했다.
전 대표는 "블록체인 사업은 의지와 별개로, 구현을 못해 스캠이 되는 경우가 다반사"라며 "기술력을 보유한 회사는 사업 계획 실현이 다소 늦어질 수는 있어도 스캠화는 피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이어 "국내 업체들을 발굴, 육성할 필요가 있다는 점에서 원천 기술을 보유한 회사들을 대상으로 특례 상장 제도가 필요하다"고 했다.
고영진 NICE평가정보 기업본부장은 평가 체계와 평가기관이 전문성을 갖출 수 있도록 ICO 제도가 마련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고영진 본부장은 "전문 평가기관이 기술적 부분과 리스크를 검토해 일반 투자자가 이해할 수 있도록 내용을 제시할 필요가 있다"며 "이해 관계에서도 독립적일 수 있도록 기관 육성이 이뤄져야 한다"고 첨언했다.
고 보부장은 "현재 가상자산 거래액과 투자자 규모를 감안할 때 기업공개(IPO)와 유사한 수준의 상장 절차와 관리감독 체계가 갖춰져야 한다"며 "평가기관 설립 및 지정 시 최소 요건을 명문화하고, 건전성 및 관리감독을 체계화한 제도가 운영돼야 하는데 한국거래소(KRX) 특례상장제도와 운영을 벤치마킹하는 방안을 고려해볼 수 있다"고 조언했다.
조정희 법무법인 디코드 대표변호사는 미국, 유럽, 일본의 ICO 제도를 비교 분석한 내용을 소개했다.
공통점으로는 ▲증권인 디지털자산은 상장 불가 ▲다크코인은 상장 불가 ▲신뢰할 수 있는 경험이 있는 팀·많은 가상자산 보유자 수와 높은 유동성·실제 사용 가능성·높은 탈 중앙화·높은 보안성 등 요건이 갖춰질수록 상장에 유리하도록 제도가 구성돼 있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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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점을 살펴보면 미국은 ICO 후 문제가 발생할 시 책임을 묻는 사후 규제 형태로 제도화가 돼 있다. 유럽은 대체적인 ICO 가이드라인을 토대로 가상자산사업자들이 내부 운영규정을 마련해 ICO 심사를 하는 제도가 마련돼 있다. 일본의 경우 상장 가능한 가상자산을 규정하고, ICO 후 관리하는 식의 제도를 갖추고 있다.
조정희 변호사는 "미국은 사후 규제, 일본은 사전 규제의 측면이 강하다"며 "현재로선 유럽과 같이 중간 형태의 제도를 참고하는 것이 바람직해보인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