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성년자를 협박해 성착취 영상을 찍어 유포한 디지털 성범죄 'n번방 사건'과 유사한 범죄가 또 발생했다.
앞서 n번방을 추적했던 단체 '추적단 불꽃' 활동가였던 원은지 '얼룩소' 에디터는 지난 31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취재 결과 확인된 분만 6명 정도 된다"며 "일단 영상이 유포된 분들의 영상을 경찰에게 채증본을 공유하는 과정에서 확인을 했을 때 대부분 아동청소년으로 보였고 10대로 추정을 하고 있다. 10대 초반, 중학생 미만인 분도 있는 것처럼 보였다"고 전했다.
이에 진행자가 '초등학생으로 보이는 피해자도 있느냐'고 묻자, 원에디터는 "네, 내가 봤을 때는 그랬다"고 답했다.
디지털 성범죄자 가칭 '엘'은 피해자들에게 추적단 불꽃을 사칭해 "사생활, 개인정보가 퍼지고 있다"면서 가해자의 컴퓨터를 해킹해서 가해자를 잡도록 도와주겠다는 식으로 접근했다고 원 에디터는 설명했다.
원 에디터는 "(불꽃이) 워낙 유명한 곳이니까 이 피해자는 믿고 '아, 추적단 불꽃이 정말 나를 도와주려나 보구나 이 사람 잡아야겠다'라는 생각으로 그 범인이 알려준 (텔레그램 대화) 주소로 들어가는 것"이라고 전했다.
피해자를 텔레그램 대화방으로 유인한 엘은 다른 피해자들의 영상을 보내 '똑같이 찍어서 보내라'며 유포를 고리로 피해자를 협박해 성착취 사진과 영상을 받아냈다는 게 원 에디터의 설명이다.
원 에디터는 "예컨대 1분에 80개 (협박 메시지를) 보냈다"며 "이런 식으로 10시간 이상 협박을 하고, 그 시간 동안 피해자분은 50개가 넘는 사진과 영상을 보낼 수밖에 없었다. 밤 9시에 시작해서 동이 틀 때까지 계속 피해자분을 괴롭히면서 협박하고 유포하겠다고 계속 겁을 주면서 이 영상물을 찍도록 구도, 조도까지 지시를 하면서 계속 협박을 진행했다"고 했다.
주범인 엘에 대해선 "정체가 짚이지는 않았는데, 텔레그램에서 2020년도부터 활동한 흔적들을 좀 찾았다"며 "조주빈, 문형욱이 한창 검거됐을 시기인 2020년도부터 지난해까지 계속 열심히 활동을 했고 올해까지도, 올해 지난 5월까지도 성착취를 시도했던 정황들이 있다"고 전했다.
나아가 "특징은 공권력의 수사라든지 아니면 본인을 감시하고 있는 그런 누군가를 두려워한다든지 이런 모습을 좀 찾기가 어려웠다"며 "자기는 더 철저하게 닉네임도 주기적으로 세탁을 하니까 이제 본인은 잡히지 않는다(고 한다)"고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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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 에디터는 "이 온라인 성착취가 사라진 것처럼 (보이지만) 우리 사회의 인식들 때문에 계속 이어질 수밖에 없었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사실 n번방 때처럼 수사가 더 강하게 이루어졌으면 좋겠다. 수사 촉구를 위해서 공론화를 하게 됐다"고 했다.
제공=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