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자동차가 회생계획안 법원 인가를 받으며 경영정상화 발판을 마련하게 됐다.
쌍용차는 26일 서울회생법원에서 열린 회생채권 등의 특별조사기일과 회생계획안 심리·결의를 위한 관계인집회 기일에서 회생계획안 법원 인가를 받았다고 밝혔다.
이날 관계인집회에서 회생계획안은 법정 가결 요건을 상회하는 회생담보권자조의 100%, 회생채권자조의 95.04%, 주주조의 100% 동의로 가결됐다.
회생계획안 가결로 쌍용차는 KG그룹과의 기업결합 절차 종결에 중요한 과정을 마무리하고 경영정상화 발판을 마련하게 됐다.
쌍용차는 향후 회생계획안에 따라 채권 변제 절차를 밟을 계획이다. 재판부는 회생계획안에 따른 변제가 이뤄지면 법정관리 종결 결정을 내린다는 방침이다.
새 주인을 맞은 쌍용차는 이번에야말로 굴곡진 역사를 끝내겠다는 입장이다.
1954년 하동환자동차제작소라는 명칭으로 시작한 쌍용차는 1967년 신진자동차와 협업해 1974년 신진지프자동차공업을 세웠다. 1977년에는 동아자동차로 상호를 변경했다. 쌍용차라는 이름은 1986년 시멘트·건설 사업 등을 주력으로 하던 쌍용그룹이 동아차 지분을 전량 인수하면서 갖게 됐다.
새로운 곳에 둥지를 튼 쌍용차는 코란도·무쏘 등 매력적인 SUV를 잇따라 선보이며 SUV 명가로 입지를 굳혔다. 그러나 외환위기 시기부터 여러 풍파를 겪게 된다.
1998년 대우그룹에 매각됐지만 대우그룹이 무너지면서 1999년 채권단으로 다시 경영권이 넘어갔고, 2004년 중국 상하이자동차를 새로운 주인으로 맞이했으나, 상하이차는 별다른 투자 없이 기술만 빼간다는 논란만 일으켰다.
결국 2009년 법정관리에 들어간 쌍용차는 총 직원 40%에 가까운 2천646명을 정리해고 했고, 노조는 이에 반발해 77일간 평택공장 점거농성을 벌였다. 우여곡절 끝에 2010년 새 주인 인도 마힌드라그룹을 맞이한 쌍용차는 2011년 법원 회생절차 종결 결정을 받았다.
쌍용차는 마힌드라그룹 아래서 2015년 소형 SUV 티볼리를 출시했고, 성공을 잠시 맛봤다. 2016년에는 영업이익 280억원을 기록, 7년만에 흑자로 돌아서기도 했다. 하지만 금세 꺼진 신차 효과와 코란도 후속 흥행 실패로 흑자는 다시 적자로 돌아섰고, 2020년 마힌드라그룹이 쌍용차 지배권을 포기하는 사태까지 벌어졌다.
이에 쌍용차는 2020년 12월 두 번째 법정관리를 신청하고 새 주인 찾기에 나섰다. 2021년 10월 전기버스 제조업체인 에디슨모터스가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올해 1월에는 본계약도 체결했다. 그러나 낮은 채권 변제율에 채권단이 반발했고, 설상가상으로 에디슨모터스는 기한 내 인수대금도 지불하지 못했다. 쌍용차는 3월 인수계약 해제를 발표했다.
원점으로 돌아온 쌍용차 매각은 인수예정자와 조건부 투자계약을 체결한 뒤 공개입찰을 통해 최종 인수예정자를 정하는 스토킹호스 방식으로 진행됐다. KG그룹과 쌍방울그룹이 맞붙었고, KG그룹이 최종 인수예정자로 선정됐다.
KG그룹은 회생채권 현금변제율 6.79%, 실질변제율 36.39% 회생계획안을 제출했으나 채권단 반발에 부딪쳤다. 이에 인수대금 300억원을 추가 투입, 현금변제율 13.97%, 실질변제율 41.2%를 제시했다. 업계는 쌍용차 인수를 위한 KG그룹의 적극적인 움직임이 회생계획안 가결에 큰 영향을 끼쳤다고 보고 있다.
현재 분위기는 고무적이다. 중형 SUV 토레스가 출시 두 달만에 사전계약 포함 누적계약대수가 6만대를 넘어선 덕분이다. 쌍용차 작년 연간 내수 판매량 5만6천363대보다 많다. 쌍용차는 주말특근까지 하며 생산체제를 2교대로 전환, 출고를 앞당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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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쌍용차는 기업이 무너지기 직전 반짝 판매량이 급증하고 점차 경영 성적이 침체하는 일이 반복돼 왔기에 현 상황을 마냥 낙관적으로만 볼 수는 없다. 쌍용차는 상승세를 이어가고자 내년 토레스 전기차, 2024년 상반기 한국형 오프로더 KR10, 2024년 하반기 전기픽업트럭을 연이어 출시할 계획이다.
정용원 쌍용차 관리인은 "회생계획안이 가결될 수 있도록 많은 이해와 지원을 해준 모든 이들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 "차질 없는 회생계획안 추진을 통해 장기적 생존역량을 겸비한 기업으로 재탄생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