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어쓰는 과학 이야기] 아르테미스 여신을 찾아...달에 다시 가는 인류

29일 달 기지 건설, 화성 탐사 위한 美 '아르테미스 계획' 첫 발사

과학입력 :2022/08/25 12:26    수정: 2022/08/25 13:22

인류가 달에 돌아간다. 1969년 미국 우주비행사 닐 암스트롱이 아폴로11호를 타고 달에 첫 발을 내디딘지 56년이 되는 2025년 다시 한번 달에 사람이 착륙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아르테미스 계획(Artemis Program)'이 착착 진행 중이다.

미국 항공우주청(NASA)은 22일 (현지시간) 비행준비회의를 개최, 예정대로 29일 오전 8시 33분(우리 시간 30일 밤 9시 33분) '아르테미스 Ⅰ' 임무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우주선 '오리온'을 대형 발사체 SLS에 실어 달 궤도에 올린 후 10월에 귀환시키는 임무다. 

SLS 로켓 (자료=NASA)

이번 임무에는 사람은 탑승하지 않고 우주복을 입힌 마네킹을 실어 보낸다. 실제 유인 달 착륙은 아르테미스 계획의 3번째 발사가 이뤄지는 2025년 실행된다.

■ 아르테미스 계획은 무엇?

미국은 인간의 달 착륙을 목표로 1960년대 아폴로 계획을 진행했다. 1969년 인류 최초로 사람을 달에 착륙시켰지만, 1972년 아폴로 계획이 종료된 이후엔 달에 다시 가지 않았다. 당시 우주 개발은 냉전 시대 체제 경쟁의 일환이었고, 달에 사람을 먼저 보낸 것으로 충분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과학 연구를 위해 달 탐사의 필요성이 커지고 달 자원의 경제적 가치에 대한 인식이 커지면서 달 탐사 재개 여론이 커졌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달 탐사를 위한 '컨스텔레이션 계획'을 취소하는 등 우여곡절을 겪다가, 2017년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우주정책명령 1호에 서명하면서 '아르테미스 계획'이 막을 올렸다.

우주정책명령 1호는 '상업적·국제적 파트너와 함께 혁신적이고 지속가능한 탐사 프로그램을 주도'함으로써 '태양계로 인류의 영역을 넓히고 새로운 지식과 과학을 확보하며,' '달의 장기적 탐사와 활용, 나아가 화성 탐사까지 주도'한다는 목표를 밝혔다.

아르테미스 계획은 최초의 여성 우주비행사를 달에 착륙시키는 것을 비롯, 달 표면 기지와 달 궤도를 도는 우주정거장를 구축해 사람이 살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 화성 등 더 먼 우주 탐사의 전초 기지로 활용한다는 그림을 그리고 있다.

■ 인류 최강 로켓 우주로

29일 미국 플로리다주 케이프커내버럴 케네디우주센터에서 NASA가 개발한 대형 발사체 스페이스런치시스템(SLS)이 궤도선 오리온을 싣고 우주로 출발한다.

SLS는 달과 화성 등 심우주 탐사를 위해 개발된 111m 높이의 2단 로켓이다. 최대 추력은 아폴로 우주선을 실어나르던 '새턴 V' 발사체보다 15% 큰 약 880만파운드(3991톤)에 달한다. 지구저궤도에 95톤, 달 전이궤도에 27톤의 탑재체를 올릴 수 있으며, 향후 이 용량을 130톤과 46톤으로 높일 계획이다.

아르테미스 계획의 일환으로 건설되는 우주정거장 게이트웨이의 상상도. 오리온 우주선이 우주정거장에 접근하고 있다. (자료=NASA)

오리온 우주선은 SLS에서 분리된 후 42일 간 달 궤도를 돌며 임무를 수행하다, 대기권에 재진입해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고 인근 태평양 바다로 착수한다. 오리온은 지구에서 45만㎞ 떨어진 곳까지 비행한다.

아르테미스 I 임무 책임자인 NASA 마이크 사라핀은 "SLS와 오리온은 이번이 첫 비행이라 위험 요인도 있다"라고 말했다.

주요 임무는 우주선의 진동이나 속도, 우주 방사선 등 우주 환경이 기체와 인체에 미치는 영향을 관측하고, 안전하게 지구에 귀환할 수 있는지 테스트하는 것이다

오리온에는 사람 대신 3개의 마네킹이 실리며, 이중 2개는 우주 방사능 등의 영향을 측정할 수 있도록 여성의 뼈나 장기 조직 등을 흉내내 특수하게 만들어진 여성 마네킹이다. 우주에 장기 체류하는 시대를 대비, 난소 등 방사선에 취약한 장기를 가진 여성에 대한 영향을 평가하기 위함이다.

아르테미스 I 임무에는 우주 방사선 영향을 측정하기 위해 센서가 달린 조끼를 입은 특수 제작 마네킹이 실린다. (자료=NASA)

또 오리온과 별도로 13개의 초소형 큐브위성도 SLS에 실려 우주로 발사된다.

■ 달 기지 건설, 자원 개발 위해 달 탐사

아르테미스 Ⅱ 임무는 내년이나 2024년에 진행될 예정이다. 이번에는 실제 사람을 태우고 달 궤도를 돈 후 돌아온다. 2025년 아르테미스 Ⅲ 임무에선 사람이 실제 달에 착륙까지 한다. 여성 1명과 유색인종 1명 등 2명의 우주비행사가 달에 착륙한다. 1972년 아폴로17호가 마지막 유인 달 탐사 임무를 수행한 후 53년만에 다시 인류가 달에 발을 내딛는 것이다.

이를 위해 최근 NASA는 달 착륙 후보지 13곳을 발표하기도 했다.

NASA가 공개한 아르테미스 계획 달 착륙 후보지 (사진=NASA)

아르테미스 계획은 이같은 활동을 바탕으로 결국 달에 인간이 장기 거주하는 유인 기지를 건설하고, 나아가 화성 등 다른 행성 탐사를 위한 전초 기지로 활용한다는 장기적 목표를 갖고 있다.

달 표면에 기지를 세우는 한편, 달 궤도에는 달 및 화성 탐사를 지원할 우주정거장 '게이트웨이'를 올릴 예정이다. 아르테미스 Ⅲ 임무 때 일부 모듈이 SLS에 실려 발사될 전망이다. 달 착륙선은 블루오리진 등과의 경쟁 입찰에서 승리한 스페이스X가 개발 중이다.

달에는 핵융합 발전의 연료인 헬륨-3과 희토류 등 자원이 풍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스페이스X 등 민간 기업 참여로 발사체 비용이 낮아지면서 우주 자원 개발의 채산성을 맞출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온다. 또 중력이 낮은 달은 화성 등 다른 행성 탐사를 위한 우주선 발사 기지 등으로 활용할 수 있다.

'아르테미스 프로젝트'에 따른 미국 달 기지 상상도 (자료=NASA)

■ 우리나라도 참여하는 국제 프로젝트

아르테미스 계획은 미국이 주도하는 국제 협력 프로그램이기도 하다. 세계 10개 국가가 미국과 아르테미스 계획 협력을 위한 협정을 맺었다. 우리나라는 2021년 5월 미국과 협정을 맺었고, 최근 미국 조 바이든 대통령 방한 때도 양국 우주 협력 의지를 다졌다.

우주선 및 우주정거장 건설 등에 유럽우주국(ESA)과 일본 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 같은 각국 우주 관련 기관과 스페이스X나 록히드마틴 같은 민간 우주 기업도 참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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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누리에 설치된 쉐도우캠. 쉐도우캠은 미국 아리조나주립대 연구진이 개발했으며, NASA 요청에 따라 다누리에 탑재됐다. (자료=항우연, 아리조나주립대)

우리나라가 최근 발사한 달 궤도 탐사선 다누리도 아르테미스 계획에 일조할 예정이다. 미국 NASA의 요청으로 다누리에 실린 '섀도캠'은 해가 들지 않아 관측이 어려운 달의 극 지방을 관측해 관련 정보를 수집한다. 

달 극 지방은 지하에 물이 있을 것으로 추정돼 달 착륙 및 기지 건설의 유력 후보지로 거론된다. 섀도캠의 데이터는 후보지 선정 작업의 판단 근거 중 하나로 활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