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전 대통령 사저가 있는 경남 양산 평산마을이 오랜만에 평화를 되찾은 가운데 이웃주민은 그동안 김정숙 여사가 힘이 들었는지 목이 잠겨 있더라며 안타까워 했다.
문 전 대통령 사저 옆에 살고 있는 박진혁씨는 23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 전화 인터뷰에서 "고요하고 풀벌레소리 새소리 덕분에 오랜만에 차 한 잔 하면서 하루를 시작해 너무 기분이 좋다"며 어제 새벽 0시부터 발효된 경호구역 확대(문 전 대통령 사저 울타리 밖 300m까지)로 마을 전체가 조용한 농촌 모습으로 돌아왔다고 했다.
경호구역 확대에 따른 보수 시위대 움직임에 대해 박씨는 "어제의 경우 집회하시는 분들도 뉴스만 접했지 정확하게 어떤 상황인지 몰라 평소처럼 욕을 하고 내려오다가 경호구역 밖으로 쫓겨나 아예 못 들어왔다" "확성기 같은 걸 사용 못하니까 자기들끼리 한 구석에 앉아서 도란도란 얘기하는 느낌이었다"고 전했다.
박진혁씨는 이번 조치로 고요를 회복해 다행이지만 "집회하는 사람들이 '마을과 마을사이를 이간질 시킨다'는 식으로 방송을 하더라"며 걱정했다.
밀려난 유튜버들이 평산마을 아래에 위치한 서리마을로 이동해 확성기를 이용한 고성시위를 하면서 이런 불편을 겪는 건 평산마을 때문이라고 하겠다는 것이다.
이런 평화가 이어질지 여부에 대해 박씨는 "이틀째라서 정확하게 답은 못 내리겠다"며 "집회하시는 분들이 어떤 이유를 들면서 어떻게 할지, 그쪽으로는 능통한 사람들이기에 그런 점에 대한 고심을 해야 될 것 같기도 하는 등 일주일은 두고 봐야 될 것 같다"고 했다.
문재인 전 대통령 부부를 만난 것과 관련해 박씨는 "저희 집에 500년 수령의 팽나무가 있는데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그 나무가 너무 좋아서 이 마을로 왔다고도 얘기를 하셨다"며 "어제 오전 잠시 나갔는데 여사님이 그 팽나무 앞에 앉아 계시더라"고 했다.
박씨는 "저희 어머니와 (저, 김 여사 등) 세 사람이 만나서 이런저런 얘기를 했었다"며 "여사님이 (바로 이웃집에 사는) 어머니하고 저한테 '건강하게 잘 버텨주고 있어서 고맙다'고 얘기하시는데 당신 목소리가 다 잠겨있어 좀 안타까웠다"고 했다.
이어 "오후 문 전 대통령이 산책 나올 때쯤이 제가 아이들하고 놀아주려고 나오는 찰나였다"며 "그때 대통령을 잠시 뵀는데 최근에 본 웃음 중에서 제일 환하게 웃으셨다"고 했다.
박씨는 "(문 전 대통령이) '오늘은 좀 괜찮죠?' 하셔서 저도 '네 그러네요'라고 답했다"고 당시 상황을 풀어 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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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전 대통령은 22일 오후 3시40분쯤 사저를 나서 박진혁씨 집 등 마을 구석구석을 한시간여 돌아 봤다. 도중에 마을 주민과 20여분간 차담을 하는가 하면 관광객들의 사진촬영 요청에 응하기도 했다.
제공=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