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도 생태계 교란종으로 지정된 꽃매미가 최근 미국 뉴욕 거리에 대거 출몰하여 골칫거리가 된 가운데 일반 시민들도 꽃매미 퇴치를 위한 싸움에 동원되고 있다.
최근 트위터와 틱톡 등 SNS에 공유된 영상을 보면 적게는 수십 마리부터 많게는 수백 마리의 꽃매미 성충이 뉴욕시 보도블록이나 건물 외벽에 무리 지어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뉴욕 근교나 인근 뉴저지에서 촬영된 영상에는 꽃매미 무리가 나무 기둥을 빽빽하게 뒤덮고 스멀스멀 움직이는 모습도 다수 올라와 있다.
주로 중국 남부에서 서식해 '중국 매미'라는 별명으로도 알려진 꽃매미는, 2014년 미 동북부 필라델피아 주에서 처음 발견된 이후 지금은 인근 12개 주로 번졌으며 뉴욕에서는 2020년 스태튼 아일랜드에서 처음 발견된 이후 매년 그 수가 급증하고 있다.
겨울을 알로 보내는 꽃매미는 5월에 부화해 7월 중순쯤 성충이 된 뒤 11월경까지 활동하는데, 성충이 된 꽃매미가 뉴욕시와 인근에 대량으로 출몰하며 문제가 된 것이다.
꽃매미는 물거나 쏘지 않고 독성도 없어 사람이나 동물에게는 위험하지 않지만 나무 줄기에 붙어살면서 즙을 빨아 먹어 나무를 말라 죽게 한다.
이는 포도와 같은 과일 재배에 심각한 위험이 되기 때문에 펜실베이니아 주는 꽃매미가 발견된 카운티를 검역구역으로 지정해 성충이나 알을 옮길 수 있는 통나무, 묘목 등의 이동을 엄격하게 규제하고 있다.
포도 생산량이 미국에서 세 번째로 많은 뉴욕주도 통합 해충 관리 프로그램을 통해 꽃매미 확산을 모니터링하며 연방 농무부에 문제 해결을 요구하고 있다.
지난 6월에는 꽃매미가 향후 10년 안에 전국적으로 퍼져 2033년에는 캘리포니아 와인 생산지에 도달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네이처지를 통해 발표되기도 했다.
이뿐만 아니라 도심 곳곳에 붙어있는 꽃매미 무리가 혐오감을 유발하는 것도 뉴요커들이 겪는 심각한 문제 중 하나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뉴욕과 인근지역 행정당국은 일반 시민들을 대상으로 꽃매미 퇴치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AP통신에 따르면 뉴욕주와 뉴저지주는 "밟아서 없애자(STOMP IT OUT)", "보셨다면 밟으세요(SEE IT? STOMP IT) 등의 문구가 담긴 포스터를 인터넷에 배포하며 꽃매미를 보는 즉시 밟아 죽일 것을 독려하고 있다.
"전투에 참여해 벌레를 쳐부수자"라는 다소 과격한 문구가 들어있긴 하지만, 캠페인을 접한 시민들은 거리에서 꽃매미를 직접 밟아 죽이거나 끈끈이 등의 도구를 이용해 꽃매미를 죽이는 일에 동참하고 있다고 통신은 밝혔다.
하지만 외래 해충과의 싸움에 일반 시민을 동원하는 것을 부정적으로 보는 시선도 존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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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타임스는 21일(현지시각) 생명윤리 등을 이유로 꽃매미 밟기 캠페인에 동참하지 않는 사람들을 소개하며 시민 개인에 의존하는 방식은 꽃매미 박멸이라는 목적을 달성하지 못할 것이라는 전문가의 의견을 함께 보도하기도 했다.
제공=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