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8일과 9일 서울 강남 등에 집중 폭우가 쏟아지며 수입차가 대거 침수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 차량들이 한 두달 뒤 정비를 거쳐 중고 매물로 나올 수 있는 만큼,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10일 손해보험협회에 따르면 지난 9일 오후 2시 기준 삼성화재, 현대해상, DB손해보험, KB손해보험 등 주요 4개 손보사에 접수된 차량 침수 피해 건수는 4072건으로 집계됐다. 추정 손해액은 559억8000만원이다.
특히 이번 폭우는 수입차 메카인 강남 지역에 집중되면서 고가 차량의 피해가 큰 것으로 확인됐다.
일반적으로 침수차는 세가지 루트로 나뉜다. 차량 소유주가 피해가 크지 않다고 판단하면 차량을 직접 수리해 계속 이용하는 것이 첫번째다. 반면 수리비가 중고차값과 맞먹으면 폐차를 하는 경우도 있다. 또 적당한 가격에 중고차 매매상에 넘기는 사례도 있다.
다만 수입차와 같이 고가의 차량일수록 폐차하는 경우는 흔치 않다. 따라서 차량 가격이 높을수록 중고차에 직접 넘기는 경우가 많다.
중고차업계에 따르면 침수차량이 중고 매매상으로 넘어가면 정비 과정를 거쳐야 하기 때문에 매물로 나오기까지는 한두달 정도 소요된다. 이번 폭우가 강남에 집중되면서 올 가을에 고급 수입차가 중고차 매물로 대거 등장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침수차는 엔진에 물이 유입되고 차량 전체가 피해를 입어 수리를 한다 하더라도 원상복구가 어렵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중고차를 구매할 때, 해당 매물이 침수차인지를 정확히 확인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침수차를 구별하는 방법으로는 안전벨트 확인, 고무몰딩 뜯어보기, 조수석 글로브박스 확인 등이다. 우선 안전벨트는 빗물이 들어가기 쉬운 공간이라 깨끗이 닦아도 흙탕물의 흔적이 쉽게 지워지지 않는다. 따라서 안전벨트를 끝까지 당기면 침수차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도어측 고무몰딩은 빼기 쉬운 부분이라 여기를 뜯어봐도 침수흔적을 알 수 있다. 또한 글로브박스 속에 있는 에어컨필터를 꺼내 그 안쪽으로 침수여부를 확인하는 방법도 있다.
이 외에도 차량 시트를 최대한 뒤로 밀어 아래쪽 지지하는 부품의 녹슨 흔적이나, 트렁크 밑에 스패어타이어와 공구의 녹 흔적 등으로도 침수차 확인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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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관계자는 "폭우 피해를 입은 차량이 엔진이 손상되면 폐차가 되기도 하지만 상당수 침수차가 정비 이력을 속이고 중고차 시장에서 버젓이 유통되는 경우가 많다"며 "8~9월 사이 신규로 등록되는 매물은 침수차가 있을 수 있어 소비자들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고 말했다.
제공=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