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요금제는 OTT 실적을 개선할 수 있을까

업계, 도입 효과 놓고 의견 팽팽하게 갈려

방송/통신입력 :2022/08/08 16:42    수정: 2022/08/08 18:17

코로나19 특수가 끝나면서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가입자 증가세가 둔화되고 실적이 악화되고 있다. 이에 실적악화를 극복하기 위해 광고를 포함한 OTT 요금제 도입을 검토하는 회사들도 늘어나고 있다.

넷플릭스는 내년 초 광고요금제를 출시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마이크로소프트와 광고 파트너십도 체결했다. 

HBO맥스를 운영하는 워너미디어브라더스 디스커버리(WB디스커버리)는 지난 실적발표에서 CEO가 직접 광고를 삽입한 무료요금제 출시 계획을 밝혔다.

국산 OTT들 중 아직 광고요금제 계획에 대해 공식적으로 발표한 곳은 없다. 다만 일부 사업자들이 내부 논의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 광고요금제 도입 시 장점은

8일 업계에 따르면, OTT들이 생존전략 중 하나로 광고요금제를 검토하고 있다. 그간 대다수 OTT 서비스는 광고가 없거나 최소화된 상태에서 구독요금에 의존하는 형태로 운영돼 왔다.

현재 OTT 시장 상황은 좋지 않다. 넷플릭스는 2분기 연속 구독자가 줄어들었다. 

왓챠는 최근 1천억원 규모의 상장 전 투자유치(프리IPO)에 실패하면서 신사업도 중단한 상황이다. 이에 적자를 개선하는 방향으로 사업구조를 개편하고 있다. 웨이브·티빙·쿠팡플레이 등은 구독자를 확보하는 데는 성공했지만 흑자 전환에는 여전히 성공하지 못했다. 

일각에서는 광고요금제가 OTT 실적을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기존 구독료에 더해 광고비를 추가로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넷플릭스의 경우 성장세가 멈추기 시작하면서 광고요금제 출시를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넷플릭스가 광고요금제를 출시하겠다는 건 최근에 나온 얘기는 아닌 만큼 만약 출시한다면 새로운 수익 모델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표했다.

광고요금제는 일반요금제에 비해 가격이 낮기 때문에 경쟁력 있다는 시각도 있었다. 미국 OTT 훌루와 피콕의 사례를 보면 광고요금제는 보통 5~10분에 한 번씩 광고가 재생되는 형태로 운영된다. 가격은 기존 서비스의 2분의 1 가격으로 제공된다.

업계 관계자는 "광고요금제 도입 시 낮은 요금제를 적용할 수 있다는 건 분명 장점"이라며 "기존 요금제의 절반 가격으로 제공한다면 인기를 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오히려 구독자 감소할 것"

다만 업계에서는 광고요금제 도입 시 부작용이 더 크다는 시각도 적지 않다. 

업계 관계자는 "지금의 OTT는 광고가 없다는 점을 내세워 구독자들을 모아왔다"며 "광고요금제를 도입하면 오히려 소비자들의 반발을 살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 OTT 시장뿐 아니라 온라인광고 시장이 좋지 않기 때문에 광고 요금제를 출시한다고 해도 효과가 클지는 잘 모르겠다"면서 "만약 출시한다고 해도 시장을 정확히 분석해야 원하는 성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광고요금제 도입 시 오히려 실적이 악화할 수 있다며 우려하는 시각도 있었다. 특히 국내 OTT들은 현재도 콘텐츠 투자 대비 낮은 요금제로 적자를 기록하고 있는데, 가격을 낮출 시 더 큰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주장이다.

노창희 디지털산업정책연구소 연구위원은 "광고요금제를 출시한다고 해도 가입자가 많이 늘거나 광고가 많이 들어오지 않으면 다시 원래의 상태로 돌아갈 수 있다"며 "광고요금제 도입 시 일시적으로 가입자도 많이 빠질 것"이라고 평가했다.

관련기사

또한 광고요금제를 도입한다는 게 OTT 업계 전체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변화이기에 신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노창희 위원은 "광고요금제는 OTT 입장에서 비즈니스모델에 대한 테스트가 될 수 있을 것"이라며 "도입 자체가 상당히 모험적인 시도인 만큼 어떻게 작동할지는 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