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 엄마 시신 아냐" 장례식장에 660억 소송 건 한인 가족

생활입력 :2022/07/28 11:05    수정: 2022/07/28 11:05

온라인이슈팀

미국의 한 한인 가족이 어머니의 시신을 뒤바꿔 놓은 장례식장을 상대로 660억원의 소송을 제기했다.

27일(현지시간) 뉴스12, ABC7 등 외신은 미국 뉴저지에서 장례식장의 실수로 시신이 뒤바뀌는 사고가 일어났다고 보도했다. 뒤바뀐 두 고인은 같은 성씨를 가진 한인 교포였다.

故 김경자씨와 그의 가족. (뉴스12 갈무리) © 뉴스1

지난해 11월 향년 93세의 나이로 별세한 김경자씨의 가족은 교회에서 한국식 장례를 치를 예정이었다. 그녀의 시신은 장례식이 열리기 사흘 전, 업체 측으로 옮겨졌다.

김경자씨의 딸 금미씨는 "교회에서 관을 열었을 때 엄마가 너무 젊어 보였다"고 말했다. 하지만 업체 측은 금미씨에게 "시신을 방부처리해 달라 보이는 것뿐"이라며 단호하게 부인했다.

금미씨는 당시를 떠올리며 "시신이 엄마의 옷을 입고 엄마와 같은 헤어스타일을 하고 있었다"고 회상했다.

그렇게 장례식은 계속해서 절차를 이어갔고 장례식 예배가 진행되는 동안 업체 측은 금미씨의 말을 확인해 보기 위해 또 다른 고인 김화자씨의 딸에게 "돌아가신 어머니의 사진을 여러 장 보내달라"고 연락을 했다. 김화자씨는 김경자씨보다 스무 살 이상 어린 70세였다.

김화자씨의 사진을 확인한 장례식장 측은 정말로 시신이 뒤바뀌었다는 걸 확인하고 장례 행렬을 가고 있는 금미씨에게 전화를 걸어 "절차를 중단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금미씨는 시신이 뒤바뀌었다는 말을 듣고 충격에 쓰러지기도 했다.

시신을 바꿔 장례를 치르는 실수를 한 장례식장. © 뉴스1

그날 늦게 업체 측은 가족에게 연락해 다음날 다시 장례식을 치르자고 했다. 금미씨 가족이 장례식을 치르려던 교회는 일정이 되지 않아 다시 빌릴 수가 없었고 대신 업체 측 장례식장에서 식을 치르기로 했다.

하지만 다음날에는 비가 너무 많이 와 식을 치르기 힘들었고 장례식은 다시 일요일로 미뤄졌다. 장례식 날짜가 자꾸 바뀌어 교회 신도들을 비롯한 많은 조문객들은 경자씨에게 제대로 작별 인사를 할 수 없었다.

경자씨의 가족은 "어머니의 장례를 제대로 치러드리지 못한 것 같아 죄책감이 들고 속상했다"고 말했다. 또 "업체를 믿고 식을 맡겼는데 그들이 신뢰를 저버렸다"며 "고인의 마지막 가는 길이 엉망이 된 것 같아 가족에게는 지울 수 없는 상처가 됐다"고 했다.

업체는 장례비 9000달러(약 1200만원)를 환불해 주겠다고 했지만 경자씨의 가족은 이를 거절하고 업체를 상대로 5000만 달러(약 660억원)의 소송을 제기했다. 금미씨 측 변호사는 "이는 명백한 업체 측의 과실이며 장례식장의 표준 규약에 따라 시신에 이름표를 제대로 붙였더라면 일어나지 않았을 사고였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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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자씨의 가족은 "소송에서 이기게 되면 모든 돈은 어머니가 평생을 바쳐 헌신했던 교회에 기부할 것"이라고 밝혔다.

제공=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