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세계 첫 3나노 출하는 '소부장 협력 성과'

정부 "반도체 초격차 지원"…투자 지원·인력 양성·기술 개발·생태계 구축

반도체ㆍ디스플레이입력 :2022/07/25 15:28    수정: 2022/07/25 15:47

삼성전자가 세계 최대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 업체 대만 TSMC를 제치고 3나노미터(㎚) 파운드리 제품을 출하했다. 경쟁사와의 격차를 줄일지 주목된다. 정부는 국내 반도체 업계가 힘을 모은 성과라고 평가했다.

삼성전자는 25일 경기도 화성사업장 극자외선(EUV) 전용 V1라인에서 차세대 트랜지스터 게이트올어라운드(GAA) 기술을 적용한 3나노 파운드리 제품을 출하했다.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 연구원들이 25일 경기도 화성사업장 극자외선(EUV) 전용 V1라인에서 3나노미터 파운드리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사진=삼성전자)

1등 TSMC보다 먼저

삼성전자는 지난달 세계에서 처음으로 GAA 기술이 적용된 3나노 공정을 양산한다고 발표했다. 4월 말 삼성전자는 1분기 실적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2분기에 3나노 공정을 세계 최초로 양산해 경쟁사보다 기술 우위를 확보하겠다고 나섰다.

삼성전자는 지난 5월 20일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경기도 평택사업장을 찾았을 때 3나노 반도체 시제품을 공개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방한 첫 일정으로 삼성전자 평택사업장을 방문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직접 소개했다. 윤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은 3나노 시제품에 서명했다.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5월 20일 경기 평택시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에서 만나 웨이퍼에 서명하고 있다. 이 웨이퍼는 삼성전자가 세계 최초로 양산한 3나노미터 공정 웨이퍼(사진=대통령실사진기자단, 뉴스1)

삼성전자가 파운드리 업계 1위 TSMC보다 초미세 공정을 앞섰다. 3나노 공정은 반도체 제조 공정 가운데 가장 앞선 기술이다. TSMC는 하반기 3나노를 양산하기로 했다. GAA는 2025년 2나노 공정에 도입하기로 했다.

삼성전자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은 TSMC의 절반도 안 된다. 대만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1분기 삼성전자 파운드리 매출은 53억2천800만 달러(약 6조4천억원)로 집계됐다. 시장 점유율은 1분기 16.3%로 지난해 4분기보다 2%포인트 내려 앉았다. 1분기 TSMC 시장 점유율은 52.1%에서 53.6%로 커졌다. 두 회사의 격차는 37.3%포인트로 3.5%포인트 벌어졌다.

경계현 삼성전자 사장이 25일 경기도 화성사업장 극자외선(EUV) 전용 V1라인에서 세계 최초로 3나노미터 파운드리 제품을 양산한 임직원을 격려하고 있다.(사진=유혜진 기자)

소부장 협력 성과

정부는 국내 소재·부품·장비 기업과 시스템 반도체 회사가 초미세 공정용 소재·장비·설계자산(IP) 등을 함께 개발했다며 한국 반도체 산업계가 같이 이룬 성과라고 설명했다. 경계현 삼성전자 반도체(DS·디바이스솔루션)부문장(사장)을 비롯한 삼성전자 임직원,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협력사 관계자 등 100여명이 이날 행사에 참석했다. 김영재 대덕전자 대표, 이준혁 동진쎄미켐 대표, 정현석 솔브레인 대표, 김창현 원세미콘 대표, 이현덕 원익IPS 대표, 이경일 피에스케이 대표, 고상걸 케이씨텍 부회장, 이장규 텔레칩스 대표 등이 삼성전자 화성사업장을 찾았다.

세계 최초로 3나노 파운드리를 양산한 삼성전자 화성사업장(사진=유혜진 기자)

국내 반도체 장비 업체 원익IPS의 이현덕 대표는 “삼성전자와 함께 3나노 GAA 파운드리 공정 양산을 준비하면서 원익IPS 역량도 강해졌다”며 “국내 반도체 장비 발전을 위해 삼성전자와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국내 팹리스 업체 텔레칩스의 이장규 대표는 “텔레칩스는 삼성전자의 초미세 공정을 활용한 미래 제품을 설계하려고 기대하고 있다”며 “삼성전자는 초미세 파운드리 공정을 국내 팹리스에 적극적으로 제공해 팹리스가 제품 설계 범위를 넓히도록 돕는다”고 전했다.

경계현 삼성전자 사장,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최시영 삼성전자 사장(왼쪽부터)과 연구원 등 관계자들이 25일 경기도 삼성전자 화성사업장에서 세계 최초로 양산한 3나노미터 파운드리 제품을 출하해 차량에 실은 뒤 축하하고 있다.(사진=삼성전자)

정부 "반도체 초격차 지원"

정부는 삼성전자가 세계 최초로 3나노 반도체 출하를 성공해, 세계 반도체 공급망에 기여하는 한국 위상이 높아졌다고 평가했다. 첨단 반도체 제조 시설은 국가 안보 자산이기 때문에 이번 3나노 반도체 양산은 경제 안보 차원에서도 의미가 크다고 자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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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장관은 “3나노 공정 수율을 높일 수 있도록 삼성전자와 시스템 반도체 업계, 소부장 업계가 힘을 모아 달라”며 “정부는 민간 투자 지원, 인력 양성, 기술 개발, 소부장 생태계 구축에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이 장관은 이어 “3나노 파운드리 시장을 안정적으로 확보하려면 국내에서 첨단 반도체 수요가 탄탄해야 한다”며 “반도체 미래 수요를 이끌 디스플레이·배터리·미래차·로봇·바이오 같은 ‘반도체 플러스 산업’ 경쟁력 강화 방안을 차례로 내놓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