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 제휴요금제에 둘로 나뉜 중소알뜰폰 업계

"중소사업자에게 기회" vs "직진출 교두보" 의견 팽팽

방송/통신입력 :2022/07/12 17:45

신한은행이 KT망 알뜰폰 사업자들과 제휴요금제를 출시한 것을 두고 금융권 알뜰폰 진출에 대한 중소사업자들의 의견이 둘로 나뉘고 있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최근 KT망을 사용하는 엠모바일·스카이라이프·스테이지파이브·세종텔레콤과 제휴요금제를 출시했다. 

그동안 중소알뜰폰 업계에서는 거대한 자본을 가진 은행들이 알뜰폰 시장에 진출할 시 공정한 경쟁이 훼손된다며 금융권의 알뜰폰 시장 진입을 부정적으로 여겨왔다.

하지만 신한은행이 최근 출시한 상품은 상황이 다르다. 신한은행의 요금제가 KB리브엠과 같은 직접 상품 출시가 아닌 기존 알뜰폰 사업자와의 '제휴요금제'이기 때문이다. 중소사업자들은 제휴형이라면 진출을 허용해도 된다는 의견과 이들의 진출 자체가 업계를 혼탁하게 할 수도 있다는 의견으로 나뉜다.

■ "금융권 제휴요금제, 중소사업자에게 기회"

알뜰폰 업계 한 관계자는 직진출 방식의 KB리브엠과 제휴 형태의 신한은행 요금상품을 단순 비교해서는 안 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신한은행의 현재 판매 방식은 직접 알뜰폰 사업을 하는 게 아니라 기존 알뜰폰 판매자들의 유통망이 되겠다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중소사업자들에게는 신한은행 플랫폼에 입점할 시 판매채널이 확대된다는 긍정적인 요소도 있다"고 부연했다. 지난해 12월 기준 MAU(월간이용자수) 1천만명을 넘어선 '쏠'에서 요금 상품을 홍보 할 수 있기 때문에 중소알뜰폰 사업자들에게도 도움이 된다는 주장이다.

신한은행과 같은 형태의 요금제가 과거에도 있었기 때문에 큰 문제가 없다는 목소리도 있다. 

다른 관계자는 "기존에도 하나카드나 NH농협은행과 제휴한 요금제들이 존재했다"면서 "이들이 제공하는 요금제는 1년도 채 되지 않는 일시적 이벤트 개념이다. 또한 제휴 대상이 통신 3사 사업자로 제한되지 않았기 때문에 이러한 요금상품은 중소사업자들에게도 오히려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 직진출 가능성 여전히 존재

하지만 신한은행이 알뜰폰 사업을 지속해 장기간의 요금상품을 출시할 시 중소알뜰폰 업계에 부담이 된다는 주장도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금융권에서 그동안 제휴 형식으로 출시한 요금제는 4~7개월이 일반적이었다. 하지만 이보다 길게 나온다고 하면 중소사업자들은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참여 대상이 한정됐기 때문에 신한은행의 제휴가 중소알뜰폰과의 상생임을 주장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의견도 있다. 

업계 다른 관계자는 "우리에게는 참여 제안이 오지조차 않았다. 현재 선정된 사업자는 KT 자회사이거나 카카오 자회사, 그나마 참여한 중소사업자도 업계에선 상대적으로 큰 규모를 자랑하는 세종텔레콤"이라고 말했다.

그는 "앞선 금융권 연계 요금상품들의 경우에도 출시 이후 가입자가 대폭 늘었다고 알고 있다. 참여하지 못하는 사업자들에게는 위협이 될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연계형이더라도 막강한 자본력을 가진 금융권이 알뜰폰 시장에 진출할 시 중소업체들이 고사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또한 신한은행의 이번 제휴요금제 출시가 직진출로 가기 위한 교두보라고 보는 시각도 존재한다. 신한은행이 제휴 상품의 성과를 분석한 뒤 알뜰폰 사업을 본격적으로 전개할 거란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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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신한은행의 알뜰폰 시장 진출을 신중하게 바라봐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금융권의 알뜰폰 진출이 예고됐던 만큼 긍정적인 측면과 부정적인 측면을 모두 고려해 대응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알뜰폰 업계 관계자는 "사실 신한은행이 알뜰폰 시장에 진출할 거라는 건 어느 정도 각오했던 상황이다. 그런데 막상 요금제가 나오긴 했는데 급하게 나온 건 아닐까 생각한다. 신한은행의 현재 상품은 단순히 우리도 이런 걸 한다는 걸 보여주기 위한 것밖에 안 된다"며 "다만 앞으로 어떠한 방식으로 사업을 확대할지 알 수가 없어서 우선은 관망하고 있다. 만약 본격 진출한다면 공동 대응도 고려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