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화폐 시장 침체에 따른 후폭풍이 곳곳에서 나타나면서 '크립토 윈터'가 현실화되는 양상이다. 시장 장기 침체를 우려해 인력 감축을 발표하거나 가상자산 관련 신사업을 연기하는 움직임도 관측됐다.
글로벌 암호화폐 평균 가격 집계 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전체 암호화폐 시가총액은 2조 달러 내외를 기록하다 지난 4월 중순 이후 하락세가 이어지면서 지난 13일부터 1조 달러 이하로 떨어진 상태다. 러-우 전쟁, 미국 금리 인상을 비롯한 거시 경제 상의 악재가 이어지는 것과 동시에, '테라·루나' 폭락 사태가 시작된 5월 중순 이후 시장이 급격히 얼어붙고 있다.
특히 테라·루나 폭락에 충격받은 투자자들이 스테이블코인, 디파이 등 관련성이 있는 암호화폐 투자 상품에서 자금을 빼는 흐름이 이어졌다. 최근의 유동성 하락은 이런 흐름에서 비롯됐다. 그 결과로 암호화폐 대출 플랫폼 '셀시우스'의 자금 인출 전면 중단, 암호화폐 전문 헤지펀드 '스리애로즈캐피털(3AC)' 파산 등 관련 업체들이 하나 둘씩 사업 위기를 맞고 있다.
당장 이런 분위기를 반전시킬 만한 호재가 마땅히 없는 상황에서, 최근 일부 가상자산 거래소는 잇따라 인력 감축을 발표했다.
제미니는 지난달 2일 인력의 10%를 감축하겠다고 밝혔다. 정확한 감축 인원 수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대략 100명 정도가 해고될 것으로 업계는 추정하고 있다.
크립토닷컴도 지난 10일 직원의 5% 가량인 260명을 해고할 계획을 발표했다.
미국 최대 거래소인 코인베이스는 지난달 15일 전체 직원의 18% 가량인 1천100명을 감축, 2분기 말까지 인력 규모를 5천명으로 조정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는 5월 이후 암호화폐 시세가 전반적으로 폭락하면서 회사 주가가 올초에 비해 약 80% 하락한 이후 나온 결정이다.
브라이언 암스트롱 코인베이스 CEO는 인력 감축 계획을 알리는 이메일을 모든 임직원에게 보내면서 "크립토 윈터에 대비하기 위한 것이고, 이는 장기간 지속될 수 있다"고 언급했다.
글로벌 가상자산 거래소 FTX 창업자인 샘 뱅크먼 프리드는 최근 경제지 포브스와의 인터뷰에서 "대차대조표에 상당한 구멍이 뚫려 있는 파산 위기 거래소가 더 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FTX의 경우 그간 신중한 채용을 진행해온 만큼, 신규 직원 채용을 중단할 계획이 없다는 입장이다.
암호화폐 시장에 대한 기대감이 줄어들자 연초 업계 기대를 모았던 비즈니스 모델에도 악재가 나타나고 있다.
대표적인 P2E(Play to Earn) 게임 '엑시 인피니티' 토큰 AXS 평균 시세는 1일 현재 최근 3개월간 고점인 70 달러보다 약 80% 하락한 14 달러를 기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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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2E(Move to Earn)도 마찬가지다. 대표 서비스 '스테픈' 토큰 GMT도 같은 기준 고점인 4 달러 대비 약 80% 하락한 0.8 달러를 기록 중이다.
암호화폐 시장에 진출하려 했던 사업자들도 신사업을 신중하게 검토하는 분위기다. SK는 지난 3월 암호화폐 발행 및 블록체인 기반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으나, 최근 상반기로 계획했던 암호화폐 백서 공개를 잠정 연기하기로 했다. 암호화폐 발행도 3분기로 예정돼 있었지만 같이 미뤄졌다. 유리한 시장 상황을 기다려 사업 추진 시점을 검토하겠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