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전 퀄컴과의 특허료 관련 소송에서 패소했던 애플이 특허 무효 소송에서도 고배를 마셨다.
미국 연방대법원이 퀄컴의 특허권 두 개가 무효로 해달라면서 애플이 제기한 상고 신청을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더버지가 2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로써 애플은 특허 라이선스 소송에 이어 특허 무효 소송에서도 연이어 퀄컴에
패소하게 됐다.
■ 라이선스 소송 법정 밖 화해와 별도로 특허무효소송 진행
애플은 2011년부터 퀄컴의 모뎀 칩을 사용하면서 비즈니스 파트너 관계를 유지해 왔다. 하지만 2017년 라이선스 계약 종료를 앞두고 분쟁이 시작됐다.
먼저 포문을 연 것은 퀄컴이었다. 퀄컴은 2017년 7월 애플을 전격 제소했다. 애플이 그래픽 처리 때 전력 소비를 절감하는 기술을 비롯해 동영상 재생 등과 관련된 특허 6건을 무단 도용했다고 주장했다.
스마트폰 부팅할 때 인터넷에 신속하게 연결해주는 특허권을 비롯해 그래픽 처리와 배터리 수명 관련 특허권도 침해했다는 게 퀄컴의 주장이었다.
그러자 애플은 퀄컴이 모바일 필수표준 특허권을 남용했다면서 맞제소했다. 반면 퀄컴은 애플이 계약을 위반했다면서 맞섰다.
특허권 침해 소송에선 애플이 패소했다. 캘리포니아 지역법원 배심원들은 2019년 3월 애플이 퀄컴 특허권 3개를 침해했다면서 3천100만 달러 배상 평결을 했다. 아이폰 한대당 1.41달러를 부과한 금액이었다.
두 회사는 한 달 뒤 특허 라이선스 관련 소송을 시작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애플과 퀄컴은 소송 시작 직전 모뎀 칩 및 로열티 관련 분쟁을 법정 밖 화해로 마무리했다.
당시 합의로 두 회사는 6년 간 라이선스 계약을 맺었다. 계약 종료 후에는 양측 모두 ‘2년 연장’ 옵션을 갖기로 했다. 또 애플은 퀄컴에 일시불로 로열티를 지급하기로 했다. 하지만 구체적인 지급 액수는 공개하지 않았다.
■ 법무부 "퀄컴 특허 두 개, 애플 비즈니스 피해 증거 없어"
법정 밖 화해에도 불구하고 두 회사의 분쟁이 모두 끝난 것은 아니었다. 애플이 2017년 라이선스 관련 소송과 함께 제기한 특허권 무효 소송은 여전히 계속되고 있었다.
애플은 화해와 별도로 전화 통화 때 메시지 응답을 할 수 있도록 하는 방법(특허번호 7,844,037)을 비롯한 두 개 퀄컴 특허권에 대한 무효 소송을 제기했다.
애플은 퀄컴이 2025년 혹은 2027년 두 회사간 라이선스 협약이 종료된 이후 퀄컴이 또 다시 해당 특허권을 이용해 소송을 제기할 우려가 있다고 주장했다.
두 특허권은 애플워치, 아이폰, 아이패드 등 애플 제품이 퀄컴의 모뎀 칩 기술을 침해했다고 주장할 때 핵심적으로 사용됐다.
이 소송에서도 애플은 연이어 패소했다. 미국 특허청 특허심판 및 항소위원회에 이어 지난 해 4월엔 연방순회항소법원도 애플의 무효 신청을 기각했다.
항소심에서 패소한 애플은 결국 연방대법원에 상고신청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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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미국 연방대법원이 애플의 상고 신청을 받아들이지 않음에 따라 특허 무효 공방에 퀄컴의 승리로 끝나게 됐다.
미국 대법원은 애플의 상고 신청을 받아들이지 않은 이유는 설명하지 않았다. 하지만 미국 법무부는 지난 5월 대법원에 제출한 법정 조언자 의견에서 두 특허권이 애플의 비즈니스에 피해를 입힌다는 증거가 없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