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랫폼 중심 미디어정책 한계...콘텐츠 중심으로 전환해야"

콘텐츠 중심 거버넌스 구축...플랫폼 보호전략에서 콘텐츠 경쟁전략 필요

“넷플릭스가 한국에 진출하니 이를 대응하겠다고 플랫폼 전략에 집중해왔다.”

미디어미래연구소의 이찬구 연구위원은 22일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미디어리더스포럼에서 K콘텐츠 산업 발전방안에 대한 발제를 맡아 이같이 말했다.

글로벌 OTT 공룡으로 대표되는 미디어 시장 경쟁 양상의 변화를 플랫폼 지키기 방어전략으로 일관해왔다는 평가다.

국내 플랫폼 보호도 중요하지만 콘텐츠 중심의 경쟁전략에 힘을 싣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즉 콘텐츠 경쟁력을 갖추고도 하청기지로 전락할 우려가 커졌다는 뜻이다.

이찬구 연구위원은 “콘텐츠를 내세운 미디어 경쟁의 선도 전략이 필요하다”면서 “글로벌 경쟁을 플랫폼 보호 중심의 방어전략에서 국내 콘텐츠 제작 역량을 중심으로 하는 글로벌 경쟁전략으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글로벌 진출을 위한 교두보로 OTT 플랫폼도 중요하지만 경쟁력을 갖춘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제작할 수 있는 산업 체질을 갖추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며 “미디어 정책 과제는 지속가능한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콘텐츠 확보를 위한 산업 체질 개선이 최우선적으로 선정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콘텐츠 산업 체질 개선 방안으로는 거버넌스의 정립을 꼽았다.

이 연구위원은 “콘텐츠 산업의 전담 조직의 부재로 콘텐츠 산업은 플랫폼 등의 하위 산업이나 지원 산업으로 여겨져 지속 발전 가능성이 원천적으로 한계에 부딪히고 있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유관 부처에서 담당하던 콘텐츠 관련 업무를 통합해 국가전략적 차원에서 일원화된 콘텐츠와 PP 진흥정책을 수립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단순히 물리적인 조직 기능의 이동과 통합을 넘어서 정책의 기조 방향을 콘텐츠 중심으로 내세우고, 규제에서 진흥의 관점으로 바라볼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이 연구위원은 또 “공영과 민영의 방슝 규제와 정책의 차이가 거의 없어 공영성과 산업성 모두 정책 목표 달성에 한계에 도달했고, 글로벌 경쟁 환경에서는 이같은 체계를 바탕으로 한 경쟁은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며 “공영방송의 공적기능 의무는 부여하면서 시장 기반의 민영방송에는 산업 정책 목표를 적용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밖에 콘텐츠 산업 체질 개선을 위해 투자 비용 확보를 위한 고질적 거래 구조 개선, 저가 중심의 방송시장 ARPU 현실화, 투자자본 유치를 위한 낡은 규제 개선, 세재지원과 같은 정책적 지원 방안 강화 등을 과제로 꼽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