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D-택트] 인터넷전문은행의 DNA를 찾아서

MAU 늘리려는 기존 은행 전략이 실패하는 이유

금융입력 :2022/06/18 09:41    수정: 2022/06/18 10:54

'인터넷전문은행과 은행은 어떤 차이점이 있을까.' 라는 근본적인 질문을 던져보고자 합니다. 

공통점

1. 은행이다(라이선스를 받고 금융당국의 규제를 받는다)

2. 은행이기 때문에 인터넷전문은행과 은행이 할 수 있는 업무는 동일하다.

차이점

1. 인터넷전문은행은 지점이 없다.

2. 인터넷전문은행 전 다른 사업을 진행하고 있었다.

3. 업무 범위가 은행은 인터넷전문은행에 비해 넓다.

4. 인터넷전문은행에 비해 은행의 역사는 길다.

'인터넷전문은행'은 2017년 국내서 처음 출범한 뒤 2021년에는 세 개까지 늘어났습니다. 인터넷전문은행도 결국 은행이다 보니 별 다를게 없을 것이란 예측을 뒤엎는 것이죠. 인터넷전문은행과 은행 간 차이점도 따지고 보면 새로울 것이 없는데 인터넷전문은행은 왜 순항하고 있는 걸까요.

차이점을 차별점으로 치환해 생각해봅시다

(사진=이미지투데이)

1. 인터넷전문은행은 지점이 없다.

→신경써야할 영업 채널이 한 개 뿐이다. 심지어 눈 떠서 자기 직전까지 스마트폰을 놓지 않는 이 시대에 모바일 단일 채널의 영업은 여러 채널을 운영하는 기존 은행에 비해 효율적이다.

2. 인터넷전문은행 전 다른 사업을 진행하고 있었다.

→케이뱅크는 초기 최대주주가 KT였으며, 카카오뱅크는 카카오, 토스뱅크는 비바리퍼블리카다. KT는 광범위한 KT 가입고객을 갖고 있었으며 카카오는 '국민 메신저'인 카카오톡을 서비스하고 있다.  비바리퍼블리카는 간편송금으로 시작해 다양한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는 토스를 운영하고 있다. 기존 은행은 그대로 은행업만 해왔다.

3. 업무 범위가 은행은 인터넷전문은행에 비해 넓다.

→인터넷전문은행 법상 인터넷전문은행은 기업 대출이 제한돼 있다. 산업 자본이 투여된 금융업인 만큼 모 기업의 사금고가 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인터넷전문은행의 업무 범위가 좁다는 건 할 수 있는 업무를 집약적으로 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4. 인터넷전문은행에 비해 은행의 역사는 길다.

→은행은 인터넷전문은행에 비해 업의 역사가 길다. 이 때문에 규제를 만들면서 업이 같이 발전해온 경향이 있다. 규제산업이라는 점은 반대로 내부 문화를 굉장히 보수적으로 만든다.

이 같은 질문을 던져본 것은 최근 인터넷전문은행의 수신 상품들이 아주 색다를 것은 없지만, 호응을 얻고 있기 때문입니다. 기존 은행이 비슷한 상품을 내놨음에도 빛을 발하지 못한 이유를 찾고 싶었습니다. 

특히 모바일이 우선되는 지금 시점서 은행들은 모바일 뱅킹에 어떻게 하면 더 많은 고객을 유입시킬까를 고민하고 있죠. 푸시 알림 설정을 하면 고객에게 금리를 더 주는 방식으로 잠들어 있던 모바일 뱅킹 애플리케이션(앱)을 찾게끔 하고 있지만, 이 방식은 크게 유효하지 못한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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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상 '무(無) 맥락'인 푸시 알림이 고객을 위한 일이었는지를 따지고 보면, 푸시 알림으로 인한 혜택은 어찌보면 MAU를 올리기 위한 은행 직원 누군가의 안위를 위한 것이 아닌가도 싶습니다. 과거 인터넷전문은행을 차린 A 업체의 기술책임자는 "모바일 시대이다 보니 사용하는 앱 수도 늘어나고 있다. 요새 앱을 이용하는 고객들은 아무리 좋은 보상을 제시하더라도 맥락이 없는, 뜬금없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고 분석했습니다.

모바일에 더 많은 고객을 유입하고자 하는 방안에 대해 인터넷전문은행은 어느 정도 답을 찾은 것으로 보입니다. 물론, 인터넷전문은행과 은행의 출발선이 다르기 때문에 갖고 있는 플랫폼력(力)을 활용하는 면도 있겠지요. 그렇지만 인터넷전문은행들은 기존 은행이 몰라서 하지 않았던, 알았지만 '보수적' 풍토에 밀려나 서랍 한 구석으로 들어간, 지금 사람들이 좋아하는 일들을 하고 있다는 점을 눈여겨 보면 좋겠습니다.

디지털 컨택트(Digital Contact)가 일상으로 자리잡은 지금, 한 주간 금융업권의 디지털 이슈를 물고, 뜯고, 맛보는 지디의 '금융 D-택트'를 격주 토요일 연재합니다. 디지털 전환의 뒷 이야기는 물론이고 기사에 녹여내지 못했던 디테일을 지디넷코리아 독자 여러분에게 소개합니다. [편집자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