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D-택트] 케이뱅크, 왜 이제와서 리눅스로 전환할까

계정계 2022년까지 변환...대고객 서비스 향상에 도움돼야

금융입력 :2021/12/11 08:32    수정: 2021/12/11 10:11

디지털 컨택트(Digital Contact)가 일상으로 자리잡은 지금, 한 주간 금융업권의 디지털 이슈를 물고, 뜯고, 맛보는 지디의 '금융 D-택트'를 격주 토요일 연재합니다. 디지털 전환의 뒷 이야기는 물론이고 기사에 녹여내지 못했던 디테일을 지디넷코리아 독자 여러분에게 소개합니다. [편집자주]

인터넷전문은행 '케이뱅크'가 최근 은행의 금융 거래를 도맡고 있는 IT 시스템 중 '계정계'를 유닉스에서 리눅스로 전환하기로 결정했습니다. 2020년부터 정보계를 시작으로 일부 남아있던 유닉스 기반 시스템에 대해 리눅스 전환을 추진해왔다고 케이뱅크는 설명했습니다.

은행 IT 시스템은 ▲계정계(여수신·외국환 업무 등 고객과 직접적인 금융 거래 담당) ▲채널계(콜센터와 제휴업체 정보 연계 등 비대면 채널 관리) ▲정보계(데이터 저장, 분석 및 관리)로 구성됩니다. 즉, 계정계는 고객과 접점의 시스템을 바꾸겠다는 것입니다.

이 같은 전환 추진에 대해 반응은 반반입니다. 하나는 케이뱅크가 고객 채널(뱅킹 애플리케이션(앱)·카드 앱·계정 데이터베이스)를 리눅스로 전환하면서 조금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겠다는 관측입니다.

케이뱅크 사옥

특히 리눅스로 전환할 경우, 개발과 운영 단계서 수월하게 시스템을 유지하고 꾸릴 수 있는 클라우드를 도입하기 수월하기에 결국 대고객 서비스가 좋아질 것이라는 기대입니다.

한국레드햇 관계자는 "클라우드의 90%가 리눅스로 기반으로 들어가고 있기 때문에 클라우드로 넘어가는 최적화된 운영체제를 갖추려고 하는 것이 최근 추세"라며 "유닉스를 통해 클라우드를 도입할 수 있지만 확장하고, 하이브리드 체제를 유지할 때 번거로울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케이뱅크 IT시스템 전환

그렇지만 다른 하나는 희망찬 것만은 아닙니다. 굳이 유닉스로 설계된 시스템을 이제 와서 리눅스로 전환할 필요가 있냐는 의문입니다. 이미 일부 시중은행에서 유닉스 시스템에서도 현재의 모바일 환경을 대처하고 있는데 '케이뱅크는 왜 지금'이라는 반문인 것이죠.

초창기 카카오뱅크는 이미 리눅스로 금융 IT 시스템을 구축했다는 점, 최근 출범한 토스뱅크도 리눅스를 구축했습니다.

이에 대해 케이뱅크 관계자는 "시스템 구축 당시 은행 IT시장의 기술 성숙도 등을 고려할 때, 유닉스 분야의 기술 안정성 및 전문 인력 확보 용이성이 가장 높다는 판단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케이뱅크 측은 초창기 지분 투자자인 우리은행의 인력과 노하우를 활용했다는 점도 부연했습니다.

일각에서는 케이뱅크가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의 제휴 이후 거래가 수월하지 않았다는 점, 공모주 청약 관련 이벤트서 예전만한 서비스를 못누렸다는 점을 개선하기 위해 리눅스 전환을 꾀하는 것이 아니냐는 의구심을 갖고 있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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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눅스가 갖고 있는 '스케일 아웃'의 기능을 통해 서버 활용 능력도를 증가시키려는 목적이 아니냐는 것입니다. 스케일 아웃은 접속된 서버의 대수를 늘려 처리 능력을 향상하는 것으로 유닉스의 스케일 업(서버 자체의 성능을 높이는 것)에 비해 비용과 속도가 더 효율적이라는 것이 업계 설명입니다.

케이뱅크는 고객을 위해 더 나은 서비스를 위해 리눅스로 전환하는 것과 동시에 기존 서버 공간 활용으로 데이터를 증설하겠다는 복안입니다. 리눅스 전환이 그간의 과오(?)를 덮기 위한 하나의 홍보 수단이 되지 않길 바라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