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모빌리티 매각설…'거래 적기' 판단도

지난해 호실적·현금창출력 '우수'…카카오 "다양한 방안 검토 중"

인터넷입력 :2022/06/15 16:15    수정: 2022/06/15 20:09

택시 호출, 대리운전 등 서비스를 내세워 국내 모빌리티 플랫폼 선두주자로 자리매김한 카카오모빌리티의 매각설이 나왔다. 최대주주 카카오가 사모펀드운용사 MBK파트너스에 지분을 파는 방식이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카카오에서 분사 후, 지난해 첫 플러스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회사는 국내 택시 사업 패권을 쥐며 3천만명 이상 가입자수를 확보했지만, 독과점 논란과 정치권 압박에 시달리기도 했다. 예고된 기업공개(IPO) 일정 지연과 사업 파이를 키우는 데 있어 한계에 봉착한 점 등이 매각 대상에 오른 이유로 꼽힌다.

MBK파트너스와 지분 매각 협상 진행중인 듯

15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MBK파트너스는 카카오와 카카오모빌리티 경영권 인수 관련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카카오가 지분 58%가량, 초기 투자사인 사모펀드 텍사스퍼시픽그룹(TPG)이 20%대 보유하고 있다. LG(2.47%), 구글(1.53%)도 일정 지분율을 확보한 상태다.

(사진=지디넷코리아)

거래 대상은 카카오 보유 지분 중 약 40%로, MBK파트너스가 사들이는 형태다. MBK파트너스가 먼저 매입 의사를 드러낸 것으로 전해졌다. 카카오모빌리티는 2017년 카카오에서 물적 분할 후, 근 5년간 누적 투자금액 1조원을 웃돌며 빠르게 사세를 확대했다. 기업가치는 8조5천억원가량.

영업이익 '흑자', 유보 현금 '풍부'

카카오로부터 독립한 이듬해 매출 500억원을 돌파하더니 재작년 2천801억원, 지난해엔 5천465억원을 기록했다. 재작년까지 적자 늪을 벗어나지 못했던 영업이익은 지난해 126억원을 기록하며,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순이익도 275억원으로 집계됐다.

현금창출력 역시 크게 개선됐다. 지난해 현금성자산은 전년 대비 495% 증가한 6천255억원, 유동비율(유동자산/유동부채)은 529%로 집계됐다. 회사 배당 여력을 나타내는 잉여현금흐름(FCF)의 경우, 마이너스 구간을 벗어나 약 155억원으로 껑충 뛰었다.

3천만명 웃돈 가입자수, 3번 국감 출석한 김범수…'문어발식 사업 확장' 비난

현재 모빌리티 중개 시장에서 카카오모빌리티 점유율은 90%에 달한다. 카카오T 앱을 통해, 택시와 대리운전 중개, 퀵, 바이크 등 서비스로 경쟁 우위를 점하고 있다. 특히, 자회사 KM솔루션과 DGT모빌리티 등 가맹 택시 사업 카카오T 블루가 빛을 발했다. 카카오T 누적 가입자수는 3천만 명을 넘어섰고, 매달 1천만 명 이상이 이용하고 있다.

(사진=지디넷코리아)

단, 이 과정에서 시장 상황을 고려하지 않은 ‘문어발식 사업 확장’이라며 손가락질받았다. 창업주 김범수 카카오 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은 지난해 국회 국정감사에 세 차례 소환돼 고개를 숙였다. 카카오모빌리티는 500억원 규모의 상생 기금을 마련하고, 내수 시장에서 벗어나 해외로 저변을 넓히겠다고 최근 밝혔다.

기업공개(IPO) 지연 + 대리운전 사업 확장 제동"거래 적기" 관측도

이런 기류에 올 초 주관사 선정을 마무리했지만, 상장 일정은 미뤄진 실정이다. 여기에 동반성장위원회가 대리운전업을 중소기업 적합업종으로 지정해, 주력 사업인 택시 외 사업을 확장하는 데 제동이 걸렸다. 인수 거래 얘기가 오간 것도 이 때문으로 풀이된다.

한 IB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우수한 내부 지표를 고려하면, 실제 카카오모빌리티 기업가치는 시장 평가(8조5천억원) 이상으로 점쳐진다”며 “카카오 입장에서는 증권시장 불황과 비난 여론 속 평가 가치가 고공행진 중인 현재를 (거래) 적기로 판단할 수도 있다”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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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안팎에선 금번 거래를 통한, MBK의 운송, 모빌리티 등 다른 포트폴리오사와 시너지를 예상하고도 있다. 단, MBK 측은 "카카오와 지분 40% 인수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는 보도 내용은 사실과 다르다"는 입장이다.

카카오 역시 "주주가치 증대와 카카오모빌리티의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 다양한 방안을 검토 중"이라면서 "현재 결정된 사항은 없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