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모빌리티, 차량 대신 배달해준다

탁송 대리 서비스 시작…대리운전 시장 점유율 1위 굳히기

인터넷입력 :2022/06/02 17:51

카카오모빌리티가 탁송 대리 중개 사업을 시작한다. 

탁송 대리는 고객이 동승하지 않고 운전기사가 차량만 배달하는 서비스다. 운전자와 대리운전 업체를 연결하는 형태로 이달 출시 예정이다. 기사 수익성이 제고될 것으로 점쳐지면서도, 대리운전 시장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카카오 전략이란 시각도 공존하고 있다.

2일 정보기술(IT)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모빌리티는 이르면 이번 달 중순 탁송 대리 서비스를 선보인다. 회사는 현재 관련 기사를 모집하고 있다. 탁송 대리는 시장에서 대리 서비스와 병행 운영됐다.

방식은 이렇다. 카카오모빌리티 자회사 씨엠엔피(CMNP)가 재작년 인수한 대리운전 프로그램 업체 콜마너의 제휴 회사들이 호출하면, 카카오T 대리기사가 탁송 업무를 맡게 된다. 원하는 장소로 동승자 없이, 차량만 전달받을 수 있게 된 것. 그간 콜마너에선 동승자가 탑승한 전화 호출만 이용할 수 있었다.

(사진=지디넷코리아)

카카오모빌리티 관계자는 “대리 기사들과 호출 처리에 어려움을 겪어온 전화대리 업체들이 지속해서 요청한 결과, 탁송대리를 서비스하기로 했다”며 “콜마너를 이용하는 업체들의 호출을 카카오 기사들에게 별도 프로그램 이용료 없이 제공해, 기사 업무 환경 개선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탁송 업무는 대개 오전 시간대 발생한다. 낮에도 일하길 희망하는 대리 기사들이 수입을 올리는 데 도움을 주고, 일부 영세업체들의 호출 처리를 원활하게 하는 ‘윈윈’ 효과를 카카오모빌리티는 전망하고 있다. 호출에 대해선 프로그램 비용 없이 운영된다.

카카오모빌리티가 얻는 별도 수수료 이익은 없다. 업체와 기사를 잇는 역할만 맡아, 탁송 시장 활성화에 이바지할 방향이라고 회사 관계자는 부연했다. 카카오는 비싼 보험료 부담을 덜어주고자, 기사들을 대상으로 ‘건당 보험료’ 혜택도 부여할 방침이다.

(사진=지디넷코리아)

업계 안팎에선 카카오모빌리티 금번 행보를 대리운전 시장 우위를 점하기 위한 시나리오로 보고 있다. 최근 동반성장위원회는 대리운전업을 중소기업 적합업종으로 지정, 3년간 대기업 신규 진입을 제한했다. 대리운전 시장은 유선 전화와 앱 서비스로 나뉘며, 전화 호출 이용률이 전체 80%를 웃돈다.

관련기사

카카오모빌리티는 2016년부터 앱 중개(플랫폼) 기반의 대리운전 사업을 영위하고 있으며, 전체 시장 30~40% 점유율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동반위 결정에 따라 카카오모빌리티의 전화 호출 사업과 중개 서비스 확장에 제동이 걸린 가운데, 대리운전업에 속하지 않는 탁송업을 통해 점유율을 키워가겠단 움직임으로 읽힌다.

장유진 한국대리운전총연합회장은 “탁송 대리의 경우 대리 서비스 중 10% 미만 비중을 차지하며, 기사 업무 배정이 까다롭지 않다”며 “(탁송 중개서비스를 통해) 카카오가 업계 지배력을 키우며, 상생안을 펼치고 있단 그림을 그리고 있는 것”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