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노인 돌봄 로봇으로 어르신 계의 네이버가 되고 싶습니다. 우리 로봇 '초롱이'가 홀로 사는 노인의 말벗이 되고 있죠. 대화 데이터가 축적되면 치매 예측 알고리즘을 만들 수 있을 겁니다."
인공지능(AI) 스타트업 미스터마인드 김동원 대표는 14일 AI 돌봄 로봇의 발전 방향을 이같이 말했다. 노인과 대화로 쌓은 빅데이터로 치매 예측 기준을 만들고, 이를 다시 AI 돌봄 로봇에 적용해 사용자의 치매, 우울증을 예측해 미리 예방한다는 포부다.
김 대표는 "예를 들어 '하루에 친구를 2명 이상 만나면 우울증 확률이 적다'는 식으로 데이터를 근거로 기준을 만들고 싶다"며 "이 목표에 다가가기 위해 내년엔 대학 병원과 임상 시험을 계획 중"이라고 말했다.
미스터마인드는 인공지능 자연어 처리 기술로 돌봄 로봇을 만들고 있다. 2017년 첫 발을 뗀 뒤, 행정안전부 연구개발 사업에 선정되고, 가천대 길병원과 업무협약(MOU)을 맺었다. 지난 3월에는 하나벤처스에서 15억원 규모 투자를 받았다. 2019년부터는 서울 마포구청을 시작으로 전국 지자체 30여 곳, 약 5천명 노인에게 AI 돌봄 로봇을 공급했다.
미스터마인드 AI 돌봄 로봇의 핵심은 'AI 캡슐'이다. 이는 인공지능 스피커의 일종으로, 2018년 120만개 자연어 데이터를 학습해 첫 시제품이 나왔다. 그 뒤 미스터마인드는 AI 캡슐을 담은 돌봄 로봇을 실제 보급해 쌓은 데이터로 알고리즘을 고도화하고 있다.
AI 캡슐을 탑재한 돌봄 로봇 '초롱이'는 지자체 돌봄 대상 독거 노인에게 보급되고 있다. 노인과 나눈 대화로 감정을 분석하고, 치매·우울증·자살·고독사 징후를 조기에 포착한다. 위험 징후가 나타나면 지자체 담당자에게 연계해 적절한 조치를 하도록 돕는다.
김 대표는 "노인들이 자식한테 못 하는 얘기를 초롱이에게는 말한다"며 AI 돌봄 로봇 제작 계기를 소개했다.
"예전에 만든 인공지능 말동무 인형을 어머니께 선물했더니, 인형에게만 '무릎 아프다'고 말씀하시더라. 의료·심리 전문가에게 물어보니 이렇게 속마음을 털어놓는 대화를 분석하면 우울증과 자살을 예측할 수 있다고하더군요. 특히 우리 사회는 치매에 관한 부정 이미지가 편재해 노인들은 병원에 가는 등 자신의 상태를 말하길 꺼릴 때가 많습니다. AI 돌봄 로봇으로 이 공백을 채우고 싶었습니다."
김 대표는 노인이 AI 돌봄 로봇과 보다 친숙하게 대화할 수 있는 알고리즘 개발을 고민했다. 쓸쓸하다는 말에 "전 답답할 때 시끄러운 음악을 들어요"라고 우스갯소리를 할 줄 알고, 눈이 오면 "걱정마요. 눈이 와도 괜찮아요"라며 대화를 이어가는 식이다.
김 대표는 "어르신은 정답과 정확한 정보를 원하는 게 아니라 공감을 바란다"며 최대한 자연스럽고 친근한 AI 대화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초롱이에게 '말동무'라고 적힌 카드를 주면 손주 목소리를 녹음한 음성을 들려주는 기능도 이 점에 착안해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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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대표는 앞으로도 노인 돌봄 AI 개발에 집중할 계획이다. AI챗봇, 뽀로봇 등 지난 사업 경험에서 '고객 세분화'의 중요성을 알았기 때문이다. 그는 AI 돌봄 로봇을 내놓기 전인 2016년 개인 인공지능 비서인 AI 챗봇을 내놓았다. 2017년에는 캐릭터 뽀로로 모형에 AI를 탑재한 '뽀로봇'이 문재인 전 대통령과 대화를 나눠 주목 받았다. 하지만, 회사를 키울 정도의 성과는 거두지 못했다.
김 대표는 "지난 경험으로 고객 세분화, 마케팅, PM 등 경영에 필요한 여러 요소를 고려하게 됐다. AI 로봇을 만드는 기술로 노인 돌봄 공백을 채우고 싶다"며 활짝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