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털 뉴스 규제, 협력적 모델 도입해야"

한국언론학회 주최 토론회…"법적 제재는 혼란만 더 초래"

인터넷입력 :2022/06/08 16:30

포털 뉴스 편집권 제한과 아웃링크(언론사 홈페이지에서 뉴스 열람) 의무화를 골자로 한 정보통신망법 개정안에 대해, 학계에선 보다 근본적인 규제 논의가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냈다. 현 플랫폼 중심의 뉴스 생태계에 법적 제재를 가하면, 외려 혼란이 야기할 수 있단 지적이다.

8일 한국언론학회 주최로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포털 뉴스 규제의 쟁점과 파급효과’ 토론회에선 이런 내용을 두고 의견이 오갔다. 

김의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표발의한 정보통신망법 개정안은 네이버, 다음 포털의 뉴스 서비스를 제한하는 게 핵심 내용이다. 구체적으로 ▲포털의 기사 추천·배열·편집을 막고, ▲아웃링크를 강제해 뉴스 제공사 홈페이지를 통해서만 뉴스를 접하게끔 한다. 또 ▲위치 정보를 토대로 지역 언론사 뉴스가 일정 비율 이상 노출하도록 한다.

박아란 성신여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

먼저, 해당 법안의 규제 범위가 모호하단 견해가 나왔다. 박아란 성신여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는 “불법 정보 유형을 추가하는 방식으로 법 개정이 이뤄지고 있다”며 “큰 틀에서 개정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가짜뉴스, 혐오 표현 등 새로운 문제를 유형별로 추가하는 대신, 위법·유해 정보 등으로 구체화해야 한단 것이다. 미디어 환경에서 어떤 문제가 발생하더라도, 범주를 구분해 포섭될 수 있도록 규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전망이다.

박 교수는 또 정보통신망법이 온라인에서 발생하는 이슈에 대응하는 형태로 개정된다고 봤다. 가령, 배달앱 ‘별점 테러’와 연예인, 스포츠 선수 ‘악플’, 유튜브와 인스타그램 ‘뒷광고’ 등 들끓는 쟁점에만 국한돼, 법 개정 의제가 여기에 종속되거나 매몰될 수 있단 것이다.

젊은 이용자층의 뉴스 구독률 저하를 초래할 수 있단 관측도 있다. 박 교수는 “20대가 뉴스를 접하는 주된 창구로 포털과 인스타그램, 커뮤니티, 유튜브 등을 꼽을 수 있다”며 “아웃링크를 강제하면서 포털을 제재하면, 뉴스 소비는 지금보다 줄어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유승현 한양대 언론정보대학원 교수.

법으로 포털을 가로막기보단, 네이버와 다음 등 플랫폼 사업자의 자율규제를 유도해야 한다고 박 교수는 제언했다. 그는 “정부가 관리·감독하면서 사업자가 자율규제 결과의 실질적 내용을 담아 공표하도록 하는 혼합 규제방식이 법률적 규제와 함께 논의돼야 한다”고 했다.

자율규제를 활성화하되, 정부가 모니터링하는 다층적인 규제 방식을 강구해야 한단 얘기다. 또 다른 전문가는 협력적 규제 모델을 도입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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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승현 한양대 언론정보대학원 교수는 “포털 뉴스를 둘러싼 논쟁을 직접 규제보다, 협력적 규제에 기반한 거버넌스를 구축하면서 제도화해야 한다”며 “네이버, 다음은 공공성, 다양성, 투명성 등 핵심 가치를 스스로 확립해야 한다”고 했다.

유 교수는 개정안 추진 과정에 있어, 뉴스 이용자를 배제한 점 역시 문제점으로 꼽았다. 그는 “뉴스 생태계 구조적인 문제를 두고, 업계 이해 관계자들은 고민해야 한다”며 “해결 방안에 대한 논의 속에서 법안이 도출돼야 하는데, 여기엔 이용자에 대한 언급이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