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소속 화물연대 노동자들이 안전운임 일몰제 폐지 등 기름값 급등에 따른 생존권 보장을 요구하며 오는 7일 0시부터 무기한 전면 총파업에 돌입한다.
정부와의 협상에 좀처럼 진전이 없는 가운데, 집단운송거부 사태가 예고되면서 '물류대란' 현실화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다.
6일 노동계에 따르면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는 오는 7일 0시를 기해 무기한 총파업에 돌입할 예정이다. 앞서 이들은 안전운임 일몰제 폐지 등을 요구하며 총파업을 결의한 바 있다.
최근 경유가가 리터당 2000원을 돌파하면서 화물 노동자들이 매달 수백만원의 유류비 추가 지출로 심각한 생존권 위기를 겪고 있지만, 이들을 위한 법제도적 안전망은 제대로 마련되지 않았다는 게 화물연대 주장이다.
특히 유가 인상 시 이에 연동해 운송료가 조정되는 안전운임제 안착과 확대를 요구해 왔지만, 정부는 유가연동보조금 같은 미봉책만 내세우고 있으며 안전운임제는 올해 말 일몰을 앞두고 있다고 이들은 지적하고 있다.
'화물기사 최저임금제'에 해당하는 안전운임제는 화물 운송에 들어가는 최소한의 비용보다 낮은 운임을 지급하는 경우 화주에게 과태료를 부과하는 제도로, 2020년부터 3년 일몰제로 도입돼 올해 만료된다.
화물연대는 안전운임 일몰제 폐지를 비롯해 ▲안전운임 전 차종·전 품목 확대 ▲운송료 인상 ▲지입제 폐지 ▲노동기본권 확대 및 산재보험 확대 등도 주요 요구안으로 제시하고 있다.
그러나 주무부처인 국토교통부와는 제대로 된 논의조차 시작하지 못한 상태다.
화물연대는 지난 2일 국토부와 1차 교섭을 갖고 안전운임 일몰제 폐지를 거듭 요구했으나, 국토부는 '안전운임제 시행 결과를 국회에 제출하기 위해 노력 중'이라는 말만 반복한 것으로 전해졌다.
여기에 국토부가 이들의 총파업 목적을 '운송료 인상'으로 규정한 사실이 확인되고, 불법 행위에 대해서는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하게 대응하겠다고 공식 밝히면서 해결의 실마리는 보이지 않는 모습이다.
당장 화물연대 소속 노동자들은 7일 0시부터 일제히 운송을 멈추는 한편, 오전 10시부터는 16개 지역본부별로 전국 곳곳에서 동시다발 총파업 출정식을 개최할 계획이다. 서울경기본부는 의왕ICD(종합물류터미널)에서 진행한다.
이에 따라 물류대란이 발생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전체 화물 노동자 42만명 중 화물연대 조합원은 2만5000명으로 전체의 6% 수준이지만, 시멘트와 컨테이너 화물차 비중이 높아 파업 시 물류난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이미 화물연대 소속 일부 조합원들의 파업으로 하이트진로 이천공장은 지난 2일부터 생산라인 가동을 멈췄다. 화물차주 파업으로 하이트진로 공장이 멈춰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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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부 관계자는 "정부는 관계부처 합동으로 비상수송대책을 수립해 물류피해를 최소화해 나갈 계획"이라면서 "다시 한 번 집단운송거부 철회를 요청하며 지속적인 소통을 통해 실질적인 정책을 함께 모색해나가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전날 국정현안 점검 관계장관회의를 열고 "운송을 방해하는 불법행위에 대해서는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히 조치할 것"이라며 "법이 허용하는 권리 행사는 확실히 보호하지만, 법을 위반하고 무시하는 행위에 대해서는 법에 따라 엄단한다는 원칙"이라고 밝혔다. (제공=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