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역 당국이 여름 재유행 가능성이 크지 않다고 보았지만 백신 3차접종률이 정체 상태에 있어 우려가 가시지 않고 있다. 게다가 이미 맞은 사람도 이미 접종 후 수개월이 지나 급격히 보호 효과가 떨어진 상태기 때문이다.
손영래 보건복지부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 사회전략반장은 30일 오전 출입기자단 백브리핑에서 "여름철 재유행은 에어컨을 가동해 실내 환기가 어려워지는 밀폐 환경과 관련이 있다"며 "그 영향에 따라 지난 2년간 중규모 유행이 나타났다. 올해도 어느 정도 영향을 받지 않을까 예측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여름) 유행 규모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본다. 예년에도 큰 유행은 아니었다"고 밝혔다.
이날 기준 신규확진자는 6139명 발생해 전날인 29일의 1만2654명 대비 6515명 감소했다. 일주일 전인 23일의 9971명에 비하면 3832명, 2주일 전인 16일의 1만3290명에 비하면 7151명 각각 줄어 감소세가 여전했다.
◇ 밀폐 환경·에어컨·휴가철·백신 효과 감소·변이 등이 문제
하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여름 재유행 가능성을 심각하게 제기하고 있다. 계절적으로 여름에는 선풍기를 사용하거나 문을 닫고 에어컨을 켜는데 이들이 공기 흐름을 바꿔 비말(침방울)이 먼 거리로 전파될 수 있어서 감염 위험이 높아진다는 것이다. 또 휴가철이 되어 이동량이 증가하는 점도 지적했다.
백신 접종률이 정체하고 효과가 감소하는 것도 문제다. 30일 기준 전 국민 3차 접종률은 64.9%다. 지난 4월4일 64.0%를 기록한 후 두달 가깝게 지났지만 1.0%포인트(p)도 오르지 못하고 정체되어 있다. 백신접종자가 기반이 된 상태에서 다른 유행 억제책이 추가되는 것이 방역 정책의 기본인데 집단 면역 수준에 도달하지도 못한 채 면역력 감소까지 맞게 됐다. 3차 접종이 지난해 말과 올해 초 집중적으로 이뤄진 후 5개월이나 지났기 때문이다.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코로나19 유행이 최근 감소 추세인 것은 맞지만, 6월 중 증가 추세로 돌아설 가능성이 있다"며 "접종이나 오미크론 감염 후 생긴 면역력은 4개월이면 떨어지기 때문에 오는 6월 상당수가 바이러스에 취약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일부 전문가들은 여름 재유행이라고 할 만한 것이 오지 않을 수 있다고도 본다. 이제는 자연면역자들이 많고, 항체가가 떨어져도 다른 면역 세포들이 기억하고 있어 바이러스가 침입하면 항체를 재빨리 만들어낼 수 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하지만 세계에서 재유행을 일으키고 있는 변이들은 면역 회피 능력이 있어 방심할 수 없다.
◇ 미국 확진자 두달전 비해 6배…사망자는 늘지 않아
29일 워싱턴포스트(WP) 등은 미국의 경우 최근 전년 대비 5배가량 많은 일일 10만명 이상의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지난 25일 기준 미국 내 하루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18만7530명을 기록했다. 2개월 전인 3월 25일 보고된 3만3737명에 비해 약 6배 수준이다. 감염력이 높은 오미크론의 하위 변종인 ‘BA.2.12.1’가 빠르게 확산해 지배종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사망자 발생은 아직 하루 평균 300명대를 기록하며 꾸준히 감소세를 유지하는 중이다. 바이러스의 독성이 약해진 한편 팍스로비드 등의 치료제가 병에 걸리더라도 치명적인 상태로 악화되는 것을 막는 것으로 평가된다.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유행하고 있는 오미크론 변이 ‘BA.4’와 ‘BA.5’도 남아공에 이어 인도, 필리핀 등으로 확산하고 있다.
지난 24일 코로나19 정례브리핑에서는 오미크론 변이 감염자 대다수가 3차 또는 4차 접종을 완료한 상태라 감염 예방 효과가 적은데 백신 접종이 재유행 대비책으로 적절한지에 대한 질문이 나왔다. 이에 권근용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 예방접종관리팀장은 "백신이 오미크론 유행에서는 감염예방 효과보다는 중증화에 대한 예방, 그리고 사망에 대한 예방효과는 계속해서 확인되고 있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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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신 접종률이 낮아 문제지만 높인다고 해도 오미크론 변이에 의한 여름 재유행 자체를 막지는 못할 수 있다는 의미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백신의 감염 예방효과가 이전 변이 대비 줄었다는 것이지 아예 없다는 의미는 아니며 백신이 중증화와 사망을 줄일 수 있다는 것은 여전히 백신을 맞아야 할 이유라고 강조했다.
제공=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