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반도체 공급망 재편과 한미 양국간 '반도체 동맹'이 가속화되고 있는 가운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방한 중인 팻 겔싱어 인텔 최고경영자(CEO)를 만나 반도체 협력 방안을 논의해 귀추가 주목된다.
이 부회장은 지난 20일 한미정상회담 차 방한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윤석열 대통령을 삼성전자 평택반도체 공장에서 맞이하면서 한미간 경제·기술안보 동맹 강화 합의에 가교 역할을 한 데 이어 세계 최대 반도체 기업인 인텔의 수장과 회동하면서 국제적 반도체 산업 재편에 주도 기업으로 다시 한번 나서게 됐다.
삼성전자는 30일 이재용 부회장이 팻 겔싱어 인텔 CEO와 만나 양사 간 반도체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팻 겔싱어 CEO는 지난 주 베트남을 방문한 후 주말을 이용해 국내 입국해 현재 체류 중이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이재용 부회장과 팻 겔싱어 인텔 CEO는 양사 주요 경영진이 참석한 가운데 ▲차세대 메모리 ▲팹리스 시스템반도체 ▲파운드리 ▲PC 및 모바일 등 다양한 분야 협력 방안에 대해 의견을 나누며 릴레이 회의를 가진 것으로 알렸다.
이 자리에는 경계현 삼성전자 DS부문장, 노태문 MX사업부장, 이정배 메모리사업부장, 최시영 파운드리사업부장, 박용인 시스템LSI사업부장 등이 함께 배석했다.
삼성전자는 그간 인텔 칩을 통해 AI(인공지능)를 구현한 로봇청소기, 5G 기지국 장비, 초음파 진단기 등을 출시해 왔다. 또 지난 3월 출시한 초경량 노트북 '갤럭시북 프로2' 15.6형 제품에는 인텔이 자체 개발한 그래픽칩셋 '아크 A350M'이 처음 탑재됐다.
특히 양사는 올해 출시할 인텔의 고성능 컴퓨팅용 GPU '폰테 베키오'(Ponte Vecchio)에 탑재될 HBM 메모리 공급, 인텔 아크 그래픽칩셋의 추가 위탁생산, 올 하반기 출시될 인텔 차세대 코어 프로세서 '랩터레이크' 탑재 신제품 등을 두고 협력 의견을 교환했을 것으로 관측된다.
인텔 주요 임원이 삼성전자를 방문한 것은 지난해 3월 그레고리 브라이언트 클라이언트 컴퓨팅 그룹 총괄 및 수석부사장(전임) 이후 두 번째다.
당시 그레고리 브라이언트 총괄은 질병관리청의 격리 면제 입국 절차에 따라 입국 후 노태문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사장(당시)과 향후 제품 출시 방향, 협력 관계 등에 대해 대화를 나누는 등 일정을 소화하고 출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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팻 겔싱어 CEO는 지난해 1월 최고경영자로 인텔에 복귀한 뒤 처음으로 한국을 찾았으며 이재용 부회장 등 주요 경영진과도 처음 대면했다.
인텔코리아는 팻 겔싱어 CEO 방한 목적에 대해 "인텔 임원들은 코로나19 상황 개선에 따라 전세계 다양한 지역의 고객사와 협력사, 임직원과 대면교류를 늘리고 있다"며 "이러한 교류는 인텔이 업계 파트너들과 혁신을 추진하고 글로벌 공급망에서 균형과 탄력성을 회복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