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 美 전기차 전용 공장 건립 배경은?

전기차 보급 확대·미국산 제품 우선 혜택 대응…"새로운 기회 될 것"

카테크입력 :2022/05/21 09:40    수정: 2022/05/22 08:56

현대자동차그룹이 미국에 전기자동차 전용 공장을 건립한다. 미국 정부의 고강도 전기차 산업 진흥 정책에 힘을 싣고, 이를 통해 현지 전기차 시장을 선도하기 위해서다.

21일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미국은 전기차 보급 확대를 목표로 전기차 산업 진흥 정책을 강력하게 추진하고 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해 11월 1조2천억달러 규모 기반시설 법안에 서명하며, 전기차 보급 확대에 대규모 예산을 집행하겠다고 밝혔다.

2030년까지 미국 전역에 전기차 충전설비 50만기를 설치하고, 전기스쿨버스를 포함한 저공해버스를 대대적으로 도입한다는 방침이다.

지난해 8월에는 2030년까지 미국에서 판매되는 차 50%를 전기차, 수소차, 플러그인하이브리드로만 채우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미국 전기차 시장은 연방정부의 이러한 친환경 정책에 따라 올해 75만대에서 2025년 203만대, 2030년 602만대 규모로 급성장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전기차 보급 확대를 위한 규제도 강화하고 있다. 미국도로교통안전국(NHTSA)은 2022년형 차부터 평균 연비 기준 미충족시 기존보다 두 배가 넘는 벌금을 부과하기로 했다. 2026년형 차부터는 2021년보다 약 33% 높아진 연비 기준을 적용한다.

미국 시장에서 살아남으려면 필연적으로 전기차 생산·판매를 늘려야 한다는 얘기다.

미국은 '바이아메리칸' 정책도 밀어붙이며 자국 생산 전기차에 더 많은 혜택을 줄 방침이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취임 직후 연방정부가 미국산 제품을 우선적으로 구매해야 한다는 바이아메리칸 행정명령에 서명, 약 44만대에 달하는 정부기관 공용차를 전기차로 교체하겠다고 강조했다.

올해 10월부터는 미국산 제품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완성차 현지 생산 부품 비율을 현재 55%에서 60%로 높이고, 2029년까지 75%로 확대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전기차 구매에 결정적 영향을 미치는 세액공제도 미국산 차와 수입차에 다른 기준을 적용, 자국산 차가 우선 혜택을 받을 수 있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GM 팩토리제로

다국적 자동차 제조사들은 관련 투자를 경쟁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GM은 미국 내 대대적인 투자를 통해 전기차 생산 체제로 전환을 서두르고 있다.

햄트랙공장 이름을 '팩토리제로'로 바꾸고 22억달러를 투자해 전기차 전용 공장으로 탈바꿈했으며, 전기트럭 생산 확대를 위해 미시간주 4개 공장에 40억달러를 추가 투자하기로 했다. 

포드는 미시간주 디어본에 전기차 전용 공장을 완공해 올해부터 전기픽업트럭 F-150을 생산하고 있으며, 테네시·켄터키주에 대규모 전기차·배터리 조립 공장을 짓고 있다.

폭스바겐도 미국 전기차 생산과 연구개발 현지화를 위해 향후 5년간 71억달러를 투자한다. 독일에서 수입하던 ID.4를 올 하반기부터 미국 테네시주 공장에서 생산하고, 배터리셀 현지 생산도 검토한다. 

도요타는 2025년 가동 예정인 리튬이온배터리 공장을 비롯해 2030년까지 총 34억달러를 투자, 미국 내에서 배터리를 생산한다.

현대차 앨래배마 공장

현대차그룹은 미국 조지아주에 연 30만대 규모의 전기차 전용 공장을 건립한다. 이를 통해 제조사 가치를 높이고 수요를 증가시키며, 국내 생산·수출 증가와 국내 부품산업 활성화 등으로 실현할 방침이다.

업계는 현대차그룹 미국 전기차 전용 공장이 '제2의 앨라배마 효과'를 재연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 2005년 미국 첫 생산 거점 앨라배마 공장 가동을 기점으로 대미 수출금액이 큰 폭으로 뛰고 국내부품업체 세계 진출도 늘어서다.

앨라배마 공장은 관세 등 유무형 장벽 해소와 제조사 가치 제고를 이끌며 현지 판매 증대에 큰 역할을 했다. 국내에서 수출하는 고부가가치차 판매에도 긍정 영향을 끼치며 수출금액 증가를 실현했다. 실례로 국내 생산 팰리세이드 등 고급 SUV와 제네시스 제품들이 현지에서 선전하며 2004년 91억8천만달러였던 수출금액이 지난해 140억달러로 52%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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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시기 국내부품업체 대미 수출금액도 2004년 11억7천500만달러에서 지난해 69억1천200만달러로 6배 이상 확대됐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미국 전기차 전용 공장 건립은 세계 자동차 산업 전동화 전환 대응에 부심하고 있는 국내부품업체들에게도 새로운 기회가 될 것"이라며 "거대 시장 안착과 더불어 전기차 부품 국내 생산과 대미 수출을 확대할 수 있는 계기로 작용할 수 있다"고 전했다.